예로부터 밥을 퍼 담거나 뺨을 때리는데 활용됐던 주걱이 이제는 스포츠에도 활용되고 있다.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생활관 3층에 가면 밥주걱 모양의 라켓(주걱채)을 들고 배드민턴 셔틀콕 모양의 볼을 ‘톡! 톡!’ 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실제 코트에 날아다니는 볼은 얼핏 보면 배드민턴 셔틀콕 같지만 자세히 보면 헤드 부분이 플라스틱 재질로 다소 다르다. 주걱채 역시 손잡이가 짧아 얼핏 보면 탁구라켓 같지만 이 역시 자세히 보면 크기나 재질이 다르다.
배드민턴과 탁구를 절묘하게 조합한 신종스포츠 ‘주걱치기(Free Hand Scooping·바디밸런스스포츠)’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걱치기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이 운동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자세 병’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즐기고 있는 대부분의 운동은 단방향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오른손잡이나 왼손잡이 등 우리 주변에는 한쪽 손만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팔을 주로 사용하는 운동선수들의 경우 양쪽 팔 길이가 다르게 되고, 일부는 다양한 근·골격 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
실제로 테니스나 배드민턴을 오래 한 사람들의 경우 양쪽 팔 길이가 다르거나 양쪽어깨의 높이가 달라지고, 척추나 골반이 틀어지는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바디밸런스 스포츠로 불리는 주걱치기는 이런 부작용을 간단하게 해결해주는 ‘양방향’ 운동이다.
주걱치기는 양 손을 사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나머지 규칙은 배트민턴이나 탁구와 흡사하다. 평생 한쪽 손만 사용해 온 성인들에게는 신체의 균형을 잡아주고,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는 바른 골격을 유지시켜줘 성장판 활동을 왕성하게 한다.
이런 장점이 있음에도 주걱치기는 짧은 역사 탓에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주걱치기는 1970년대 창안됐지만 당시 생활체육의 저변이 너무 좁은 탓에 활성화되지 못했다. 하지만 3년 전부터 대전지역의 한 카이로프락터가 오랜 연구 끝에 주걱치기를 완성해 보급하고 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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