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승구 충남체고 교장 |
인간은 성장 과정에 따라 각각의 시기에 맞는 체육활동이 요구된다. 먼저 스스로 생각하고 활동하기 시작하는 유년기에는 친구들과 여러 가지 놀이나 운동을 하면서 사회적인 삶을 배울 수 있다.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규칙이라는 것을 몸에 익히게 되고 이 규칙들은 사회에서 법과 질서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주위를 한번 돌아보면 어느 때 부터인가 골목길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졌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아야할 시기에 우리의 아이는 학원과 과외에시달린다. 아이 스스로도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보다는 방안에서 인터넷을 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데 더 몰두한다. 간혹 운동을 시켜도 축구, 야구같이 타인과의 협동이 요구되는 운동보다는 남에게 얻어맞지 말라고 태권도 같은 개인 운동을 시키는 것이 고작이다. 이런 경향은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더욱 심화된다. 청소년기는 협동심을 키우고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배워야하는 시기다.
그러나 우리 청소년은 상급학교 진학문제로 밤늦도록 공부하기에 바쁘다. 요즘 청소년의 체격은 과거에 비해 커졌으나 체력은 급격히 약화 되었다. 이러다 보니 놀이를 통해 규칙을 지키는 것을 배우고 서로 협동심을 길러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일은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되었다. 그 결과 요즘아이들은 자기 자신만 생각하고 이기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그나마 남자는 군 생활을 통해 협동의 중요성을 체험할 기회라도 있지만 여자는 이런 기회조차 없다. 가끔 보도되는 우리아이들의 위험한 행동은 바로 어려서부터 사회성 형성이 부족한 데 따른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도 생활체육에 대한 투자도 필수적이다. 건강한 삶은 누구에게든 최고의 가치를 지니는 명제다. 특히 신체기능이 저하되는 인생의 황혼기를 건강하게 보내는 것은 복 받는 일이다.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말년에 병석에 누워 구차한 삶을 연장해보았자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처럼 가족에게 못할 짓을 하는 셈이 되고 사회적으로 많은 비용을 부담 지우는 일이다. 평소 건강관리를 통해 물리적 나이에 비해 훨씬 젊은 건강나이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체육활동에 꾸준히 투자하는 것은 투자비에 비해 30배 이상의 효과를 낸다고 한다. 5만원짜리 운동화 하나를 사서 닳아 떨어질 때 까지 걷기를 하면 150만원 이상의 의료비를 절약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진료비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늘어나는 의료비를 충당 하느라 보험료도 많이 인상되고 보험재정적자를 위해 매년 엄청난 국고가 투입되고 있다. 모두 국민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다. 건강보험 재정적자에 적극 대처하는 방안과 예방은 국민건강을 스스로 지키는 것, 즉 운동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어린이의 사회성을 함양시키는 교육수단으로, 청소년의 사회적 일탈 문제에 대한 근원 처방으로, 노년층의 사회적 소외문제를 극복하는 노인복지정책으로 체육활동에 대한 투자와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미래세대에 있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진다. 국가는 '국민의 건강이 국가의 경쟁력이다'라는 생각으로 건강과 체육정책에 대한 관심도를 제고하고 전문성을 지닌 체육전문인의 연구와 조사를 통해 실효성 있는 체육정책수립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적재적소에 전문인력 배치하고 통합적으로 관리하여 그 효율성을 높여가야 한다. 이제 국가는 학교체육발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고 국민건강을 위한 체육정책이 우선적으로 실천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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