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노벨위원회는 빈 의자에 노벨상 증서와 메달을 올려놓는 것으로 시상식을 대신했다.
민주운동가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하고 행동의 제약을 받으면서도 중국 정치의 민주화와 중국인의 인권을 대변하고자 했던 류샤오보.
이 책은 잘나가던 학자에서 중국의 대표적인 민주화 운동가이자 인권운동가로 인생이 바뀐 류샤오보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8년 중국 공산당의 일당독재를 종식하고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08 헌장'의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중국 공안국에 체포되기 전까지, 20년에 걸쳐 인터넷과 잡지에 기고한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저자는 중국 근대사부터 지금까지의 암울한 정치 상황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대다수 중국인의 패배주의적 사고방식과 냉소주의식 사회 분위기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책은 1장 '중국의 정치를 말하다'에서 공산당 정권의 근간이었던 마오쩌둥부터 지금의 후진타오까지, 공산당 독재정권의 모순과 심각성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2장 '중국 사회와 문화를 말하다'에서는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중국의 문화계에 독설을 날리고, 중국 문화의 바탕을 이루는 공자와 그의 사상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3장 '중국과 세계를 말하다'는 홍콩, 마카오 반환 후 인권문제, 티베트의 인권 문제 등을 다루며, 4장 '중국의 민주화 운동을 말하다'에서는 류샤오보와 그의 동료가 주도한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내용과 법원에서의 자기변호 및 최후 진술 등 민주화를 향한 자신과 사회 각층의 노력에 대해 기록했다.
마지막 5장 '류샤오보를 말하다'에서는 민주화에 대한 그의 열정이 담긴 자작시와 세 번의 수용생활을 하는 동안 눈물로 옥바라지를 한 그의 아내 류샤에게 바치는 여러 편의 시가 소개된다.
지식갤러리/지은이 류사오보·역자 김지은/420쪽/1만8000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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