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지난달 31일 이범호의 기아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 범위에 대해 '신인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지난 시즌을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에서 보냈던 이범호가 국내 원 소속구단인 한화가 아닌 기아로 이적하면서 한화와 기아는 최근 '보호선수 작성 시점', 즉 보상선수에 신인을 포함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KBO가 유권해석을 얻어 결정을 내릴 정도로 첨예한 문제였던 만큼 야구규약에 대한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고 있지만, 그간 한화와 기아의 대립상황으로 볼 때 KBO의 이번 결정으로 한화는 기아에 판정패를 당한 꼴이 되고 말았다.
KBO의 유권해석 이후 양 구단의 밀고 당기기는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양 구단은 이제 게임의 룰이 정해진 가운데 본격적인 수 싸움을 펼쳐야만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당초 한화는 18명의 보호선수에 신인선수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며 내심 17번째, 혹은 18번째 주전급 선수를 데려오기 위한 포석을 깔았지만, 결국 19번째 선수를 선택해야만 하는 입장이 됐다.
한화는 가뜩이나 팀 성적이 좋지 않은 가운데 전력 공백까지 이어지면서 지난해 못지않게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선수들이 심기일전하며 희망의 불을 지피고는 있지만 이범호에 버금가는 '카드'를 뽑아들지 못한다면 그야말로 어려워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한화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1~2장 줄어든 셈이 됐고, 한화는 운신의 폭이 더 좁아졌다.
아무리 즉시전력감이 많은 기아 구단이라지만 보상선수의 선택 범위가 좁아진 점은 한화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한대화 감독이 그렇게 원하던 이범호를 기아로 보낸데 따른 보상이다.
구단은 당장 팀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를 데려오지 못할 경우 '소도 잃고 외양간도 고치지 못하는 구단'이라는 팬들의 비난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로 한화 팬들은 이범호를 데려오지 못한 한화의 소극적인 협상에서부터 비난의 화살을 쏟아 붓고 있으며, 이번 KBO의 유권해석 이후에는 구단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마저 노골적으로 표출하는 분위기다.
명절이 지나면 보상절차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과연 한화가 어떤 카드로 최선의 선택을 할 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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