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기선]대통령, 존경과 불신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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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선]대통령, 존경과 불신의 차이

[목요세평]함기선 한서대 총장

  • 승인 2011-01-26 14:24
  • 신문게재 2011-01-27 20면
  • 함기선 한서대 총장함기선 한서대 총장
존경하는 인물 남성 1위에서 3위 모두 전·현직대통령이 차지하고 있다. 한 여성장관과 주지사 역시 가장 존경받는 여성 인물로 선정됐다. 최근 미국 일간 USA 투데이지가 갤럽과 함께 미국성인 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밝힌 내용이다.

▲ 함기선 한서대 총장
▲ 함기선 한서대 총장
우리 현실엔 하나의 꿈과 같은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22%의 지지를 얻어 3년 연속 1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5%로 2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인이 존경하는 남성 3위에 올랐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9년 연속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꼽혔으며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2년 연속 2위,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뒤를 이었다. 정치인이 아닌 사람으로 존경하는 미국 여성의 반열에 오른 사람은 오프라 윈프리, 미셸 오바마 그리고 배우 안젤리나 졸리 뿐이다.

여기까지는 미국 이야기다. 그러나 USA투데이는 같은 조사에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미국이 존경하는 남성 4위에 올랐다고 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엘리자베스2세 영국여왕, 마거릿 대처 전 영국총리, 미얀마 야당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도 미국인이 존경하는 여성으로 응답했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존경하는 인물 순위에 오른 사람 대부분이 전·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이라는 점이다. 누가 누구를 존경한다는 것은 좋아한다는 말과는 격이 다르다. 존경이라는 말에는 그 사람의 인격, 사상, 행위 등을 인정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예를 들면 '제자들이 스승에게 존경을 표했다' 는 등의 말은 그리 어렵지 않게 들리겠지만 평소 정치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놓고 있는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부럽고 샘나는 현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오는 2012년은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해다. 벌써부터 여야 정치인들은 내년의 대승부를 위해 사활을 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민주주의에 있어서 중요한 점은 존경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에게 정책의 결정을 맡기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리의 정치인을 신뢰하고 존경한다는 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사회 각 분야는 국내외적인 이런저런 어려운 물살들을 맞아 감당하고 소화하며 선진 사회의 대열에 당당히 맞서나가고 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해 9월, 대학생 2001명 대상의 한 의식조사는 가장 불신하는 집단으로 여전히 정치인이라고 응답했고 올 1월 10개국 5190명에게 물어본 국가별 '정치인에 대한 생각'에서도 달라진 것이 없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정치인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면 단연 이명박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여론조사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50% 전후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현직 대통령을 포함해 우리나라의 정치인을 존경한다는 국민들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존경한다기보다는 오히려 불신하고 혐오 대상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더욱 부끄러운 것은 여야 정치인들조차 상대 정치인이나 상대 정당에 대해 막말에 가까운 표현을 서슴없이 쏟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언행과 행태만 봐선 정치인인지 시정의 무뢰한인지 구분하기 힘들 때가 많다. 대통령을 향해 '패륜아', '인격 파괴자'라고 몰아치는가 하면 심지어 '쥐'에 빗대는 글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던 파렴치한 정치인도 있었다.

대통령의 정책이나 일부 치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이 같은 막말 수준의 표현으로 폄하한다는 것은 결코 올바른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국민의 절대 다수의 지지와 신뢰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존경받아야 마땅한 일이며 다수의 뜻을 존중하는 민주주의의 원칙이기도 하다. 추구하는 정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인격적 모독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금도마저 저버리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사회의 변화와 더불어 정치도 변해야 하고 정치인도 달라 져야할 것이다. 선진국 반열을 논하는 우리 국민의 대부분이 아직도 정치인을 존경받고 신뢰받는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존경받는 대통령, 신뢰받는 정치인의 존재가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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