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이 폭 4m도 안 되니 승용차 한 대를 주차하면 보행도 어렵고 골목 안쪽에 있는 차를 빼려면 옆집에서 나와 골목 입구에 차를 옮겨주기를 기다려야 했다. 높은 담장때문에 가로등이 있어도 밤이면 집 앞 대문까지 가는 길이 무섭기까지 했다.
지난 2009년 서구가 이곳에 주민 14세대의 동의를 받아 녹색주차마을을 조성한 이후 골목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담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산뜻한 보도와 아기자기한 녹지를 조성했다. 또 담장을 허문 주택에 보안장치를 지원해 열 감지기를 통해 침입자를 주민에게 자동으로 알릴 수 있도록 했다. 담장이 없어지자 주민들끼리 눈을 마주치는 기회도 많아졌다. 그렇다보니 주민간 분위기도 더욱 좋아진 것은 예상치 못한 효과다.
대전시 서구(구청장 박환용)가 추진하는 주차행정 '세바퀴'가 올해 다시 한번 발돋움하고 있다.
'녹색주차마을 조성', '내집앞 주차장 갖기', '거주자 우선주차제' 등 단독주택 지역의 여유공간에 주차장을 조성해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으로 올해 모두 3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주민들의 신청(☎611-5961)을 받고 있다.
▲녹색주차마을 조성=녹색주차마을은 차량도 교행할 수 없는 좁은 골목에 주차난과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으로 이웃 간 불편을 줄일 수 있는 제도다.
폭 4m 이하의 골목에 이어진 몇 가구의 담장을 모두 허무는 것으로 골목을 넓혀 인도를 확보하고 조경을 심어 골목 분위기를 밝게 바꿀 수 있다. 또 참여 주택에는 보안을 위해 강화문을 설치해주고 내부 침입을 감지하는 열감지와 알람을 지원한다.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변동 골목 세 곳에서 34가구가 참여해 지역분위기를 바꾼 바 있다. 서구청에 녹색주차마을 조성 신청 후 담장과 이어진 주택이 모두 동의해야 진행할 수 있다.
▲내집앞 주차장 갖기=개인 주택 안에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공사비가 걱정된다면 서구청의 '내집앞 주차장'을 신청하면 된다. 주택 담장 안에 개인주차장을 갖기 위해 대문을 넓히거나 담장을 허무는데 들어가는 비용 일부를 구청이 지원하고 있다.
집 안의 주차장 1면 조성에는 적게는 11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까지 공사비가 지원되며, 1면을 더 만들면 60만원이 추가 지원된다. 구조개선 공사는 주택소유자가 직접하게 되며 구청은 신청을 받아 현지 확인을 거쳐 지원여부를 결정한다.
▲거주자 우선주차제=지역에선 유일한 서구청의 거주자 우선주차제도 올해는 갈마1동까지 확대된다.
현재 도마1동, 변동, 가장동, 내동, 괴정동에 거주자우선주차장 1847면이 조성됐다. 이곳의 주민들은 매달 1만1000원을 내고 지정된 골목주차장을 사용하고 있다.
올해는 갈마1동 주택가에 거주자 우선주차장 503면을 조성할 예정으로 하반기부터 신청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서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주차장 의무규정이 없을 때 조성된 주택가에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사업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으로 올해는 주차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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