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진정한 굿닥터는 누구일까?
2004년 초연 이후 7년째 롱런되고 있는 창작 뮤지컬 '루나틱'이 오는 2월 12일부터 14일까지 CMB엑스포 아트홀 무대에 오른다.
그들의 행동이 남다른 건 사실이나 미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굳이 그들과 '보통 사람'의 차이점을 꼽는다면, 자기감정에 솔직하다는 점이다. 자신의 감정을 꼭꼭 숨긴 채 경직된 표정의 사람들과 달리 그들은 해맑고 숨김없이 표현해낸다. 그 해맑은 모습은 관객에게 전해져 공연을 보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가실 줄 모르고, 관객의 손은 박수 치고자 존재하는 것처럼 연방 손뼉을 치기 바쁘게 된다.
루나틱은 사회통념상 받아들일 수 없는 겁탈, 빗나간 부정, 업무방해, 공갈, 폭력, 갈취 등을 저지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신병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풀어간다. 뮤지컬 '루나틱'은 적재적소의 타이밍에 손뼉을 쳐달라고 하는가 하면, 자신의 물음에 큰소리로 꼬박꼬박 대답하라고 하는 등 관객들과 호흡한다. '루나틱'은 각자 다른 이유로 정신병원에 찾아온 인물들의 역할극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되새겨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나제비, 고독해, 정상인 등 이름이 곧 캐릭터의 성격을 그대로 나타낸다. '미쳤다'는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거부감이 들게 하지만 '루나틱'은 미친 게 오히려 더욱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전한다.
또한 흥겨운 공연 속에서 웃는 동안 관객들은 끊임없이 메시지를 받는다. 정상인의 '내 모습이 네 모습이야'가 끝나고 등장하는 굿닥터의 마무리 멘트에 관객들은 숙연해진다.
“정말 미치지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미친 세상에서 정상인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요?” 등 공감하는 대사들로 관객들에게 충분히 어필하고 공감을 얻는 창작 뮤지컬의 발전 가능성을 선보인다.
극의 파워풀함과 관객과의 친근한 다가감으로 다양한 연령인의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뮤지컬 루나틱은 2011년 밸런타인데이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감동 가득한 뮤지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 소통의 시대에 루나틱을 통해 뮤지컬을 처음알게되고 가족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돼 시끄럽고 어지러운 세상에 꼭 필요한 따뜻한 공연이다. 정신병적 관점에서 바라본 그들은 웃기기도하고 불쌍하기도 한 환자들이지만 그들도 이 부조리한 사회에서 기쁨과 아픔을 알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으로 그려지게 된다.
결국 관객은 자신도 그들처럼 부조리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음에 인식하고 '굿 닥터'가 필요함에 공감하게 된다. 이 작품의 극적 재미는 사회와 성의 풍자, 정신병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희극적인 에피소드가 만들어 내는 코미디의 재미와 부조리한 사회에서 겪는 정신병자들의 아픔에 대한 공감이다. 미친듯이 웃고 싶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더없이 달콤한 단 하나의 뮤지컬 루나틱을 보는 것은 어떨까?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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