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캔버스 밖과 소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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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캔버스 밖과 소통하다

● 소외계층 위한 '아트 프로젝트' 30일까지 청주 미술창작스튜디오

  • 승인 2011-01-25 14:08
  • 신문게재 2011-01-26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예술가는 그동안 사회적으로 다양하게 얽혀 있는 인간 관계망 속에서 미술이라는 방식을 통해 소통한다. 그러나 그림을 그려 전시장에 내 놓는 것을 넘어서 진짜 소통을 위해 거리로 나선 독특한(?) 미술가가 있다.

그 주인공은 자칭 '홍 기사'라 불리는 서양화가 홍원석 작가.

청주 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입주해 있는 홍 작가는 청주 용암동이라는 동네의 문화적 환경과 그곳의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에 주목하고 개인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장애인들을 예술 창작이나 생산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자 예술로 대화하고 함께 이해한다는 것을 목표로 진행됐다.

홍 작가의 아트프로젝트는 어린 시절 택시 운전을 하시던 할아버지·아버지에 대한 추억, 군 시절 구급차 운전병으로 야간운전을 했던 기억 등 '운전'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기억들은 평면회화로 표현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그간 다뤄왔던 운전 중 일어날 법한 사건들과 상상 속 환상적인 요소들의 결합을 그려왔던 것에서 범위를 넓혀 회화적 표현을 넘는 직접적인 소통방식을 모색한다.

소외계층의 예술활동을 위해 활동한 지난 4개월간의 결과물이 오는 30일까지 청주 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선보여진다.

작년 10월 단기 입주작가로 청주 미술창작스튜디오에 들어간 홍 작가는 용암동이라는 동네에 관심을 두다 장애인 자립생활센터에 주목하게 됐다.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장애인들도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그림에 호기심을 갖게 됐다.

또한, 작가는 이들이 불편해하는 것, 어려운 것,소외된 문화생활 등 기타 문제점들을 예술이라는 재치있는 방식으로 함께 했다.

소박한 예술적 행위를 통해 공동체 기반의 예술을 실천하면서 현대 사회의 단일적이며 조화롭지 못한 형태를 벗어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 공동체를 만들 기회가 됐다.

이번 전시는 용암동 미술관 가기, 기적의 인터뷰 X, 홍 기사 대리운전 프로젝트, 아트스타 K 등 5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용암동 미술관 가기는 매주 한 번씩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 있는 미술관을 함께 관람한다.

관람 후엔 작가와의 대화를 통해 예술문화에 대한 기초지식을 습득할 수 있으며, 청주 내 미술관· 도서관 및 적극적인 문화활용을 배우게 된다.

기적의 인터뷰는 매주 한 번씩 용암동의 근처를 산책하며 주변의 불편한 것들, 시설·환경이나 공공시설의 단체에 찾아가서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인터뷰는 이곳에서 거주하는 장애인들의 시설에 대해 미흡한 기관이나 장소를 탐방하며 그들의 대화를 인터뷰 영상으로 제작, 사진자료와 그림 작품으로 의문을 제기한다.

또한 지난해 12월 3일 서울에서 열린 전국 장애인 부모권리선언대회에 함께 참여하고 운전해 영상자료로 편집 전시물로 기록한 홍기사 대리운전 프로젝트와 그림에 관심있는 장애인들을 선정, 함께 그림을 배우는 프로젝트인 아트스타 K도 홍기사 프로그램 중 하나다.

어린이집을 통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비교적 불우한 아이들을 조사하고 직접 찾아가 작은 선물을 전달해주는 홍기사 크리스마스도 하나의 프로젝트다.

특히 홍기사의 아트프로젝트는 단기성 프로젝트가 아닌 장기적 프로젝트로서 일반인들과 소수단체, 그리고 장애인을 대상으로 그 동안 가보지 못한 곳의 장소를 선정해 함께 여행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통해 소중한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전시에서는 장애인 인터뷰 영상물, 중증 장애인인 이종윤 충북 직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이 입으로 쓴 시 60여편이 담긴 영상물, 홍 작가의 작품 10점 등이 전시된다. 지난 19일 오후 6시에 진행된 오프닝에는 장애인을 초청해 함께 했다.

홍원석 작가는 “비교적 소외되고 있는 청주 용암동의 장애인 단체를 찾아가 예술로 대화하고 함께하며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절실히 느꼈던 것은 화려한 치장이 아닌 꾸준한 관심과 배려였다”며 “예술을 통해 다양한 소통방식으로 그들을 찾아가며 다가서며 예술로 교감하고 대화하며 이 전시가 소외된 사람과 지역을 조망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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