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 오정동 한남대 캠퍼스 내에 있는 '오정골 선교사촌'이 영화 촬영 후보지로 제안돼 영화계와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23일 한남대에 따르면 종교적, 건축학적,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선교사촌이 영화 촬영 후보지로 선정돼 영화계와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덕구 오정동 캠퍼스 내에 있는 선교사촌은 1950년대 대전·충남 지역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이 거주하려고 건축한 사택들이 군락을 이뤘던 마을로 '오정골 선교사촌'으로 불렸다.
현재는 1955년에 지어진 '인돈 학술원'을 주축으로 7개 동의 건물이 하나의 마을처럼 구성돼 있다.
중앙에는 채소밭이 있고 이를 중심으로 입구 쪽으로 순수 한옥으로 지어진 관리동 1채와 동·서양 절충식으로 되어 있는 3개 동의 건물 및 양옥 3채가 'ㄷ'자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인돈 학술원'은 한남대 초대학장인 린튼(한국명 인돈)의 부인이 직접 설계하고 한국인 목수가 시공한 것으로 건축사적으로 소중한 자료로 주목받아왔다.
붉은 벽돌에 한식 지붕을 올린 점이나 진입로가 현관으로 모인 점 등 서양식 건축에 한국 건축양식을 도입했다.
한때 이 터전이 소멸될 위기에 처했었다. 일부 토지를 매입한 건설회사가 원룸을 지으려 했으나 지역 언론인, 법조인, 기업인, 시민운동가 등 50여명의 지역인을 발기인으로 해 '오정골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이 1999년 결성돼 '땅 1평 사기 운동'을 벌였다.
결국, 한남대가 원룸 아파트 건설 부지를 매입했으며 이를 계기로 당시 최초(1955년)에 지어졌던 북측의 3개 동이 2001년 6월 대전시로부터 문화재(문화재자료 제44호)로 지정돼 연구 보존되고 있다.
또 건축 문화의 해인 1999년에는 '좋은 건축물 40선'에 인돈학술원이 선정되기도 했다.
인돈학술원 주변은 40~50년생 아름드리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고 솔부엉이 등 52종의 조류가 살고 있을 정도로 보존가치가 높은 도심 속의 '소생물권' 지역이다.
김형태 총장은 “이번 영화 촬영지로 추천되면서 선교사촌의 역사성과 생태적, 건축적 가치가 널리 알려지면 좋겠다”며 “선교사촌을 더욱 신경 써서 잘 보존하고 가꾸겠다”고 말했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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