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화이글스의 신고선수로 입단한 정대욱(24·내야수·사진)은 사실 신인시절을 지낸 중고신인이다.
초등학교 4학년때 포수로 야구를 시작한 그는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투수와 내야, 외야를 모두 소화한 경력을 가졌다.
그야말로 코칭스태프를 제외한 전 분야를 경험한 그였지만 꿈을 품고 나선 프로의 길은 가시밭길이었다.
그는 2007년 신인 트레이드에서 삼성라이온즈의 2차 8번 지명을 받아 프로에 데뷔했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탓에 방출되고 말았고, 결국 군 입대를 선택하기에 이르렀다.
앞만 보고 운동해온 탓일까? 경기도 남양주에서 육군 포병으로 군 생활을 하는 동안 그는 많은 생각을 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던 그는 군 생활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찾았다고 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다 보니 부모 생각도 많이 났고, 야구에 있어서는 오히려 목표가 분명해지더라는 것이다.
없던 오기도 생겼고, 그야말로 '아파봐야 강해진다'는 말처럼 단단해지는 자신을 느꼈다고 했다.
제대 이후 다시 한화의 부름을 받은 그는 삼성 시절 수석코치로 있던 한대화 감독과 멋쩍은 재회도 했다.
한편으로는 긴장도 되고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했지만, 사사로운 감정을 느낄 여유가 그에게는 없었다. 자신의 주무기인 끈기와 승부근성을 바탕으로 주어진 기회를 잡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여러 포지션을 경험한 그이기에 내야 수비의 경우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그는 방망이에 희망을 걸고 있다. 지난해 교육리그에서도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중고신인인 만큼 어리광을 부릴 여유가 그에게는 없다.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해 반드시 살아남아야만 하는 운명이 놓인 것이다.
슬럼프가 오면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본다는 그는 요즘 슬럼프를 느낄 겨를 조차 없다.
반드시 1군에 들어가 자랑스럽게 부모를 구장으로 초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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