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갑순 대전서부소방서장 |
겨울은 추워야 제맛이라고들 이야기 하지만 요즘 구제역 파동,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이 추위에 기승을 부려 농심의 마음도 더욱더 얼어붙게 하는 것 같다.
또한, 소방인의 한 사람으로서 겨울철 한파주의보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갑작스러운 추위가 찾아오면 전기사용량이 급증하고 난로, 보일러 등 화기의 사용 또한 증가해 화재발생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추워도 몇 주 앞으로 다가온 고유의 명절인 설을 맞아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고 정을 나누기 위해 고향을 찾는 민족 대이동은 새해의 덕담과 함께 작은 정성의 선물을 주고받는 흐뭇한 풍습으로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 월간지에서 발표한 설 선물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선물의 종류가 1950년대는 고추, 찹쌀, 토종닭, 돼지고기, 계란꾸러미 등 먹을거리가 주류를 이루었고, 1960년대는 설탕이 대표적인 최고의 선물이었으며, 1970년대는 식생활과 무관한 라디오, 합성수지 종류의 플라스틱의 그릇, 화장품 등이었다고 한다.
1980년대는 인삼, 꿀, 영지버섯 등 건강식품으로 종류가 변했으며 포장도 대형화되었다고 하고, 1990년대는 중저가의 실속상품의 종류와 상품권이 주류를 이뤘다고 한다. 그 시대의 문화나 경제의 변화에 따라 선물의 종류도 변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올해에는 선물의 종류를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안전과 관련된 주택경보형 감지기로 바꾸어 보면 어떨까?
2010년 대전시 화재발생 통계를 살펴보면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가 전체 화재 건수의 33.8%를 차지하고 있고 지난 10년간 주택에서의 화재발생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전체 화재 인명피해 건수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수치상으로도 주거시설의 화재는 꽤 높은 위험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작년 인명피해를 살펴보면 전년대비 43.3%로 매우 감소했으나 주택에서 발생한 인명피해는 12명의 사망자 중 9명으로 주택에서 심야시간대에 수면을 취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화재발생 사실을 조기에 인지하지 못하고 어느 정도 연소 확대 되어 화재의 최성기에 이르렀을 때 대피할 수 없는 위험에 처한 후에야 비로소 화재의 발생을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전시소방본부에서는 작년 주택화재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주택경보형 감지기 설치추진 계획을 수립해 1만4000여 개를 보급 설치했으며 올해도 3만여 개를 독거노인,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장애인 등 형편이 어려워 정부 및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화재 취약대상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러한 주택화재의 인명피해를 상당히 줄일 방법은 바로 집집이 주택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하는 것이다. 주택경보형 감지기는 9V배터리로 작동되며 연기 발생 시 경보를 울려주는 기기로 각 방이나 거실, 천장에 설치해야 하며 가격도 1만원 이내로 저렴하고 설치도 용이하여 누구든지 설치할 수 있다.
자동화재 탐지설비가 설치된 아파트도 구조상 현관문, 중문, 안방 문 등 방음효과로 인해 수면 중에는 경보음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는 매한가지다. 경보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하더라도 경보음이 미약한 경우 인명피해를 막아주는 것은 주택경보형 감지기가 제격일 듯하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와 이웃 친지에게 안전을 선물하는 것도 최대명절의 선물 중 가장 의미 있고 뜻있는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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