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1위 어플의 비밀

쉿! 1위 어플의 비밀

  • 승인 2011-01-23 13:06
  • 신문게재 2011-01-24 11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개발자의 천국, 애플의 아이튠즈에서 1위에 오른 앱들의 비밀은 무엇일까? 미국 앱스토어에서는 0.99달러짜리 어플이더라도 1위에 오른다면 거의 수백만달러를 거둬들이는 ‘대박’을 실현시킬 수 있다. 개발자들은 대박을 위한 무한 경쟁에 매료돼 어플 개발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하지만 시장은 냉혹하다. 순위권 내에 올라 인기어플로 성공한 어플이 있는 반면, 시장현황을 비롯해 재미요소 등을 파악하지 못해 사라지는 어플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짚어보기로 했다.<편집자 주>

▲ 애플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어플 다운로드 건수가 1초당 100건의 속도로 100억건 달성에 성공했다.
▲ 애플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어플 다운로드 건수가 1초당 100건의 속도로 100억건 달성에 성공했다.

▲100억 다운로드의 힘= 애플은 스마트폰의 대명사인 아이폰을 통해 세계를 뒤바꿔놓았다. 산업을 비롯해 사회 전체의 패러다임을 뒤흔들어놓고 있어 역사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애플의 저력은 이젠 수치로도 파악할 수가 있다. 애플의 메인홈페이지(http://www.apple.com/)에서 보면 어플 다운로드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다. 애플은 “100억건의 어플 다운로드 기록을 달성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Thank you. Ten billion times)”라고 밝히고 있다.

▲ 미국 무료 어플인 WOW Diary는 다양한 아이콘을 넣고 기록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용자 중심의 기능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 미국 무료 어플인 WOW Diary는 다양한 아이콘을 넣고 기록을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용자 중심의 기능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1초당 100건정도의 다운로드 속도를 유지하고 있는 앱스토어는 어플 다운의 신기록을 써가고 있는 상황이다.

IT업계에서는 애플의 이같은 다운로드 기록에는 아이팟을 비롯해 아이폰,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디바이스(전자 단말기) 상품군에 대한 소비자들의 무한다운이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말하고 있다.

하나의 거대 시장이 이미 형성돼 수요자들은 하나의 앱으로 다양한 소비자들에게 어플을 팔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단말기에서 이미 구매한 어플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발자 위주의 수익배분 역시 애플의 아이튠즈를 개발자의 천국으로 격상시키는 요인이다.

유료어플의 경우, 개발자가 수익의 70%를 챙길 수 있으며 무료어플의 광고 수익에서는 60%를 얻어올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어플 개발의 동기유발이 되는 셈이다.

▲ 전문개발자 17명이 공동 개발한 어플인 앵그리버드는 현재 미국 유료 앱 1위를 지키고 있다.
▲ 전문개발자 17명이 공동 개발한 어플인 앵그리버드는 현재 미국 유료 앱 1위를 지키고 있다.
▲대박의 꿈, 어플 1위= 최근 14세 소년이 제작한 게임 어플이 부동의 1위 게임인 ‘앵그리버드’를 제치고 단숨에 1위에 올랐다.

미국 유타 주에 살고 있는 로버트 네이(14)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앱스토어에 올린 게임 어플인 ‘버블 볼’(Bubble Ball)은 2주만에 시장 1위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미국 시장의 경우, 앱스토어에서는 7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세계 1위 어플인 셈이다.

2주만에 2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이 어플은 작은 공이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나무도형을 배치하고 실행시키는 단순한 방식으로 구성됐다.

기존의 다른 앱은 화려한 디자인에서 비롯해 다양한 기능, 광고 마케팅으로 순위권에 올랐지만 간단한 기능으로 어플 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 국내 어플 개발자는 “그동안 디자인적인 부분에 많은 공을 들여 온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어플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며 “모바일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의 어플을 개발하는 것이 관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 14세 소년이 개발한 어플인 버블 볼은 무료 어플 순위 1위에 있던 앵그리버드를 제치고 출시 2주만에 1순위에 올랐다.
▲ 14세 소년이 개발한 어플인 버블 볼은 무료 어플 순위 1위에 있던 앵그리버드를 제치고 출시 2주만에 1순위에 올랐다.
▲앵그리버드 vs 버블 볼 = 앵그리버드와 버블 볼은 현재 게임 어플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모바일 사용자 밀착형의 재미와 집중이라는 두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앵그리버드는 알을 훔쳐간 돼지 무리로 인해 화가난 새들이 돼지를 공격하는 단순한 방식의 게임이다. 나무새총에 새가 장전되면 조준과 함께 손으로 잡아당긴 새총줄을 놓아 공격하는 것이다. 돼지들은 블록조각으로 된 탑 속에 숨어있고 이 탑을 부수는 것이 게임의 내용이다.

버블 볼은 주어진 공을 목표점 깃발이 있는 위치로 이동시키는 단순한 게임이다. 일종의 물리적인 사고가 요구된다. 이같은 특성때문에 세계인들은 14세 소년이 제작했다는 데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앵그리버드가 17명의 전문개발자들이 만든 것에 비해 버블볼은 14세 소년 혼자 만든 게임이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공통점을 찾을 수가 있다. 이들 어플이 시장에서 1위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재미와 집중이라는 모바일 환경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이용자들은 짧은 시간에 집중하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에 매료된다. 이들 어플은 하나의 공통된 게임방식을 통해 단계별 새로운 환경에 적응, 이를 정복해나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쉽게 승부가 날 뿐더러 난이도가 추가되는 방식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해결해나가는 특징을 갖고 있다. 모바일기기의 화면이 작다는 점 역시 복잡한 형식의 게임이 성공할 수 없다는 공식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앵그리버드는 화면을 확대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들에게 알기 쉽게 다가섰다. 버블 볼은 간단한 물리적인 사고만을 적용해 좁은 공간에서도 복잡하지 않은 구성으로 사용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무료방식으로 승부거는 앱, ‘WOW Diary’= 어플 시장에서 무료 방식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어플도 있다. 애플의 자체 모바일 광고 시스템인 ‘iAd’만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 어플이다.

‘iAppsTree(@iAppsTree)’라는 모바일 개발팀에서 최근 출시한 ‘WOW Diary’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4개 국가에서만 출시됐다. 애플의 광고 배너가 실제 노출되는 곳에서만 내려받을 수 있도록 설정해놓은 것이다.

이들은 일반인들의 생활습관을 관찰하는 도중, 다이어리를 지속적으로 쓰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다이어리 앱은 인기를 얻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사용하기가 번거롭다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용자 편의의 페이지 구성에 주력하고 있다.

월간과 주간 다이어리 페이지를 특화시켜 사용자들이 자신의 기록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콘을 끌어다 원하는 날에 붙여넣을 수 있는 방식은 여성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아이폰 배경화면의 움직임이 적용된 페이지 이동은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는 부분이다.

또 다른 특징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선택적으로 글을 전송시킬 수가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작성된 글도 수정할 수 있는 등 간단한 기능만으로도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어플이기도 하다.

유료 어플의 경우, 순위권에 들어 인기를 얻어야만 많은 수익을 내는 것에 반해, 와우다이어리는 하루도 빠짐없이 다이어리를 쓰는 이용자들에게 집약된 기능을 제공하면서 광고 수익을 얻고 있다.

기존의 다이어리 어플 1위인 어썸노트가 유료 어플이라면 와우다이어리는 고성능 무료 어플이라는 점에서 기존 다이어리 사용자들을 흡수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iAppsTree 관계자는 본보 기자와의 연락을 통해 “폭발적인 수요가 있어도 좋고 그렇지 않아도 좋다”며 “사용자들이 싫증이 나서 지워버리는 어플이 아닌, 사용자측면에서 정말 쓰기 좋고 불편하지 않은 명품 다이어리 어플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해왔다.

▲개발자의 천국에서 생존하는 방법= 개발자의 천국인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수많은 개발자들이 자신의 앱이 사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데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초기에 인기를 얻는 어플이라도 이용자가 간단한 조작으로 스마트폰에서 해당 어플을 지워버린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미 아이폰에서 사라진 어플인 것을 알지 못하는 개발자들이 업데이트 버전을 제공한다면 헛수고가 돼 버리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어플이 지워지기 전에 개발자들은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

한 개발자는 “업데이트 리스트를 미리 작성해 아예 1~2주 단위로 주기적인 업데이트 버전을 내놓는다면 어플을 이용하지 않은 사람들을 환기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기적인 업데이트와 함께 SNS를 활용한 홍보전략도 어플의 생존법으로 손꼽히고 있다. 대표적인 SNS인 트위터나 페이스북의 경우, 어플과 연동돼 자동으로 이용현황을 기록되도록 하면 사용자 스스로 자신의 SNS계정을 이용, 입소문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 어플 대부분이 이 같은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게임을 마치면 자신의 게임 종료 수치(달성시간 등 기록치)가 자동으로 이용자의 SNS에 기록된다.

뿐만 아니라 애플이 iOS(아이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버전을 통해 최근 게임센터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상대방과 게임을 겨룰 수 있는 온라인망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의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적어도 ‘죽은 어플’이 되지 않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추천하고 있다.

IT 및 통신업체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열풍을 불러온 애플이 사회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이 분명하다”며 “애플은 이젠 앱스토어 시장을 토대로 광고시장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누구든지 앱스토어 어플 1위를 기록해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경태 기자 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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