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곧 이웃사랑 실천입니다.”
대전·충남 지역 '헌혈 왕' 최문희(51)씨. 충남도청 공무원인 최씨는 지난 33년간 463회 헌혈했다.
지금도 보름에 한 번씩은 주저 없이 헌혈의 집을 찾아 베드에 눕는다. 최씨와 헌혈의 인연은 지난 1979년 9월 18일부터다. 그는 “학교에 헌혈차가 왔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어 내가 먼저 두 팔을 걷어부쳤다”며 “우연하게 시작한 헌혈이 33년 동안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 최문희(51)씨는 1979년 학교에서 우연히 시작한 헌혈이 33년 동안 이어져 총 463회 헌혈을 기록하며 이웃사랑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
최씨는 “몸속의 피는 때가 되면 다시 생긴다”며 “이런 것을 이웃을 위해 사용한다면 그보다 더 보람된 일이 어디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헌혈을 하면 간 질환, 성병 등 몸 상태를 알 수 있어 건강관리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헌혈증 463매 가운데 440매를 남에게 건네면서 이웃사랑에도 앞장서고 있다.
1996년과 2001년 어린이가 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접한 뒤 헌혈증을 건넨 일화는 지역에서 유명하다. 최씨의 헌혈사랑은 자식들에게도 대물림됐다. 아들 원갑(26)씨와 딸 지혜(23)씨도 이미 수십 번 헌혈했다고 한다.
최씨의 이웃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08년 오갈 곳 없는 '핏덩이'를 행정기관으로부터 위탁받아 4년째 직접 키우고 있다. 성(姓)이 다른 이도경(4)군이 최씨의 세 번째 자녀다. 최씨는 “도경이도 소중한 나의 아이”라며 “장가갈 때까지는 내가 책임지려고 한다”고 애정을 과시했다.
최씨의 바람은 그리 크지 않다. 국민이 헌혈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 속의 이웃사랑 파이를 한 층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최씨는 믿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헌혈인구는 국민의 4~5%에 지나지 않는 데 최소 10%는 돼야 혈액 자급자족을 실현할 수 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제한 연령인 69세까지 헌혈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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