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재래시장의 생존과 소비자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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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훈]재래시장의 생존과 소비자 권리

[금요논단]이덕훈 한국재래시장 학회장·한남대 교수

  • 승인 2011-01-20 14:34
  • 신문게재 2011-01-21 20면
  • 이덕훈 한국재래시장 학회장·한남대 교수이덕훈 한국재래시장 학회장·한남대 교수
작년말 우리사회전체를 시끄럽게 했던 이마트 피자와 롯데마트 '통큰치킨' 논란은 재래시장(전통시장)과 SSM(기업형슈퍼마켓), 대형마트의 문제점이 대표적으로 드러났던 사례다.

▲ 이덕훈 한국재래시장 학회장·한남대 교수
▲ 이덕훈 한국재래시장 학회장·한남대 교수
특히 사회적으로 더 논란이 컸던 통큰치킨의 핵심은 재래시장과 SSM의 문제점이다. 그리고 싼 물건을 사고 싶다는 소비자의 입장과 재래시장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에서 보여진 것은 5000원짜리 치킨을 1시간 이상 기다려서 샀던 소비자와 영세치킨 가맹점이 모두 서민이었다는 점과 롯데마트도 대기업이지만, 1만6000원 하는 치킨에서 1300원 이상 로열티를 받는 프랜차이즈 본사도 대기업이었다는 점이었다.

통큰치킨은 기업 입장에서는 사회적 책임과 저가격 판매 그리고 상생법, 소비자 입장에서는 윤리적 소비와 저가격 등의 새로운 문제와 사회적 이슈를 남긴 채 일주일 만에 사라졌다.

그런데 대전시 대덕구 법2동에 위치한 킴스클럽마트의 개점은 통큰치킨 사례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인 킴스클럽이 기습 개점함으로써 법동, 중리동의 시장매출액이 20~40% 감소해 상인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상인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대형유통업체의 입점을 규제하는 유통법(유통산업발전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던 그 시간에 킴스클럽마트가 현행법을 비웃기라도 하듯 기습 개점을 한 점과 이를 임대해준 사람이 대전시의 시의원이라는 점이다.

또한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재건축재래시장(삼양시장)내에 롯데마트의 입점문제로 인해 시장내 상인들과의 마찰도 다시금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과연 우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정치인의 윤리적 책임은 무엇이며, 어디까지를 책임지며 소비자는 싼 물건을 살 권리만 존재하는 것이고 정당한 윤리적 제품과 윤리적 소비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필자는 항상 나를 포함한 모두에게 질문을 해본다. 지방자치단체는 소비자의 권리와 생산자의 육성 의무중 어떻게 지역경제의 축이며 서민경제의 발판인 재래시장을 육성할 것이며 법이나 조례로 시장을 견제할 조치와 방법은 존재하는 것인가?

늦었지만 다행인 것은 지난 18일 전국 시·군 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서민들 모두가 칭찬해야 될 점은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유통업체의 1일 영업시간을 12시간이하로 하고 월 3회 이상 휴업의 요구다.

사실 상생법과 유통법이 존재하지만 영업시간과 의무휴일제 등과 같은 현실적 문제가 빠져 큰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영국은 PPG(Planning Policy Guidance, 도시계획 정책 가이드)가 있어 중심시가지의 대형소매점 입점을 규제하며 반드시 기존상권의 '중소소매점에 대한 영향조사 보고서'를 입점 예정 지자체에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독일은 10% 가이드라인제가 있어 기존상권의 매출액이 10%이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 허가를 하지 않는다. 소비자 권리만 주장하다 보면 자본이 강한 대기업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이기 때문에 소비자 권리만 주장할 것이 아니고 윤리적 소비와 약한 생산자를 보호할 권리로 재래시장과 SSM을 보아야 한다. 돌이켜보면 소비자 주권만 주장했지만 소비자가 정당한 제품으로 사회를 이롭게하는 윤리적 소비자로서의 의무는 소홀히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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