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훈 전 CBS 상무.중문노인복지센터장 |
염홍철 대전시장도 시정의 각오를 '자강불식(自强不息)'이란 사자성어로 표현했다. '스스로 힘써 노력하기를 쉬지 않는다'는 뜻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산적한 현안들을 슬기롭게 처리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목표를 경제성장과 발전에 두고 전진, 또 전진을 외친다.
우리나라는 수출 세계 7위, 경제규모 세계 13위이며 올해에는 교역규모 1조 달러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경제발전 모범 국가다. 경제성장에 관한한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큼 기업과 정부, 국민 모두가 잘해왔고 드디어 1인당 국민소득도 2만 달러를 넘어섰다.
그런데 OECD가 발표한 국민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보면 3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OECD국가 중 하위권에 처져 있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라면 대략 1인당 월 소득이 200만원 선인데 삶의 만족도는 왜 낮게 나올까? 여기서 깊이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경제성장만 하면 선진국이 되고 행복해지는 것인가? 어떤 이는 행복지수가 낮은 것을 문화 발전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경제성장이 중요하긴 하지만 물질풍요가 반드시 행복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가 있다면 그것은 경제규모에 걸맞은 윤리의 확립이라고 생각한다. 윤리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 또는 실제의 '도덕규범이 되는 원리' 라고 되어있다.
왜 윤리인가?
우리 사회는 온통 갈등으로 뒤덮인 갈등공화국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갈등, 진보와 보수, 장년과 청년 그리고 지역 간, 종교 간의 갈등까지…. 이 뿌리 깊은 갈등이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며 그 갈등의 치유는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는 윤리의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조금 더 살펴보면 국가부패지수가 39위로 도미니카나 대만에도 뒤지는 상황이며칠 전 7개월 동안 7억원이나 받은 전관예우 문제로 청문회에 서보지도 못하고 퇴임한 감사원장후보, 부동산 투기 등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는 인물을 계속 중용하려는 정부의 배짱인사, 그랜저 검사에 이어 건설현장식당의 비리에 연관된 경찰고위직 까지…. 지도자들의 윤리의식이 이런 수준이면 국민소득이 아무리 증가해도 행복감은 커질 수 없고 갈등만 커지게 된다.
최근 미국에서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주지사가 425달러에 해당하는 프로야구 공짜표 5장을 받았다는 이유로 뉴욕주공직자윤리위원회로부터 6만2125달러(약 7000만원 상당)라는 엄청난 벌금을 부과 받은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그 윤리위원회는 “어떤 조직이든 그 조직의 도덕과 윤리는 최고수뇌부의 행동에 따라 결정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묘년 새해, 우리는 경제성장과 함께 윤리의 확립이라는 큰 과제 앞에 서있다. 정부, 언론, 기업, 국민 모두가 특별히 수뇌부에 있는 지도자들이 윤리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변화해야 할 때다. 윤리가 없는 경제 성장은 진정한 행복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