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일련탁생(一蓮托生)을 제시했다. 김 교육감은 이에 대해 “‘하나의 연 잎 위에 함께 목숨을 위탁한다’는 뜻으로 ‘살든지 죽든지 영원히 함께 생사를 같이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는 1만3000여 교육가족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자 대전교육에 대한 충정을 담은 새해 각오인 것이다. 2011년을 시작하면서 김 교육감에게 대전교육의 현안과 중점 추진과제 등 새해 설계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대전교육은 안정과 화합을 바탕으로 교육활동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공교육 활동이 올바르게 정착됐다는 것을 검증받았다는 게 무엇보다 자랑스럽습니다.
2010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대전교육은 성적이 높으면서 학교 간 학력 격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그만큼 동질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이며 교육학자들 또한 공교육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의 언론보도도 나왔습니다.
다음으로는 교과부에서 실시한 2010년도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최다분야, 최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돼 99억원 가량를 인센티브로 교부 받았고 지원금은 학교교육활동 지원비로 활용됐습니다.
아울러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조사 결과 학교교육 만족도 전국 1위, 학교급식 만족도 조사 결과 전국 1위, 교육공무원 직무만족 평가 전국 1위, 국민권익위의 제2회 청렴 교육·홍보 우수사례 경진대회 최우수상 수상, 부패방지 시책평가 3년 연속 시·도교육청 중 1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3년 연속 전국 광역시교육청 중 1위, 시·도교육청 중 최초의 공무원 노사문화 우수행정기관으로 인증받기도 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모든 성과는 대전 교육가족들이 합심해 노력한 얻어낸 성과이고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올해 대전교육의 현안과 중점 추진 과제는.
▲우선 창의적 사고와 문제해결 능력 신장은 물론 열린 답변을 유도하도록 할 것입니다. 평가도 비교하고, 논술 및 기술하는 능력을 키워 나갈 것입니다.
창조적 학교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교육감과 직속 기관장, 학교장 자율을 허용하되 그에 따른 책임과 더불어 학교장도 교원평가와 연계할 방침입니다.
둘째는 수월성 교육과 평등교육의 균형을 이룰 것입니다.
수월성 교육은 수준별 이동수업, 맞춤수업, 고교 다양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평등교육은 기초학력 보장제를 통해 학습부진아 제로화를 이뤄 내겠습니다.
셋째는 인성교육과 대안교육을 강화할 것입니다.
인성교육은 실천중심, 체험중심으로 강화하고, 대안교육은 3단계로 추진하되 공립 대안학교 설립을 통해 적응력을 높여 나갈 방침입니다.
넷째는 일류 대전교육을 위한 3대 브랜드를 활성화할 것입니다.
대전을 영재교육의 메카, 학력신장의 허브, 영어교육의 일번지로 만들어 대전하면 앞서 언급한 세 가지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도록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다양한 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에듀아트홀, 국제학교, 직업중심의 특수학교, 유아교육진흥원 등을 설립하고 향후 대전교육발전을 위한 변화와 창조의 교육 패러다임 구축은 물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 학력 신장 방안과 사교육비 경감에 대한 추진계획은.
▲대전지역 학생들의 성적은 최상위권이라고 자부합니다.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학교 간 학력격차가 가작 적고 서울대 수시합격자를 보더라도 학교 수와 합격자 수가 매년 동반 상승하는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9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율이 종합 1위를 차지했고 같은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전국 2위였다는 것으로도 증명됩니다.
정부가 올해 주요 교육정책으로 창의?인성교육을 화두로 삼았고 대전교육청도 인성교육과 더불어 학력신장을 동시에 이뤄낼 것입니다.
창의성 개발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적극 지원, 암기나 사실적 지식주입 위주에서 벗어나 비판적, 창의적 사고 및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 나갈 것입니다. 또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학교의 교육활동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사교육 없는 학교’의 확대 운영, ‘맞춤형 방과후학교’ 시스템 운영, ‘사이버 가정학습’ 내실화, ‘수준별 학습동아리’ 운영을 할 것입니다.
아울러 공교육 강화를 위해 ‘맞춤형 희망 연수제’, 학교 특성에 맞는 특색학교 운영 및 학생 수준에 맞는 교과교육 프로그램을 보급할 예정입니다.
- 학생 체벌과 교권 강화에 대한 견해는.
▲교실은 학생이 배우고, 교사가 가르치는 곳이어야 합니다. 최근 체벌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거론되는데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해묵은 논란을 갖고 학생인권 조례라는 것으로 형식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감과 교육학자로서 체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도 지적하기를 체벌의 효과는 지속적이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초?중등교육법에도 체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이고, 예외적으로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학교장에게 재량권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극소수 교사와 학생에 의한 폭력 문제로 침소봉대해 과도한 제한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자유방임으로 모든 것을 맡긴다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학생 체벌에 관한 교사지도 방안은 현행 초?중등교육법으로도 충분합니다. 교사에게 문제가 있다면 관련법에 처벌 조항이 있고, 공무원행동강령도 있습니다.
체벌 금지를 위한 별도의 규제 조항을 옥상옥으로 만들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대전교육청은 이런 면에서 모범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을 믿고, 학교현장에 맡겨야 하는 것입니다.
- 무상급식 실시에 대한 집중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 지난해 선거에서 여러 후보들이 앞다퉈 공약으로 내놨던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 일관된 주장과 철학을 가지고 반대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현재 대전은 저소득층 학생과 법정차상위계층 등 3만3000여명의 학생에게 153여억원을 투입,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수학교, 소규모 학교, 체육중·고 학생들에게도 무상급식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넉넉한 아이들까지 포함한 전면 무상급식 문제는 예산 문제와 교육적 문제를 같이 검토해야 합니다.
전 세계에서 무상급식을 하는 나라는 자원 강대국이자 인구가 적은 핀란드와 스웨덴 뿐이며 다른 강대국도 하지 못하는 것만 보더라도 전면 무상급식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우선 예산문제를 본다면, 전면 무상급식을 하려면 교육청 자체 예산만으로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일례로 대전교육청의 올해 예산이 약 1조3000억원이 조금 넘는데 약 84%가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입니다.
그것도 국가에서 대부분의 예산을 받고 있는 처지이고 전면 무상급식을 하려면 약 1000억원 가량이 소요되는데 순수하게 교육감이 사업을 할 수 있는 가용예산은 약 2000억원에 불과합니다.
상황이 이런데 전면 무상급식에 예산을 쏟아부으면 다른 교육 사업의 진행은 어렵게 됩니다. 교육적 측면에서는 무상급식은 교육기회 불균등의 보상적 차원에서 추진한다고 볼 수 있는데, 현재 대전은 무상급식 비율이 14% 정도로 전국 광역시교육청 중 제일 높은 편입니다.
이를 점차적으로 확대해 20% 수준까지 끌어 올려 법정차상위계층까지 혜택을 받도록 할 것입니다. 따라서 결론을 말씀드린다면 전면 무상급식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돼야 하는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교육가족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올해 교육 화두로 일련탁생(一蓮托生)을 정했는데 이는 ‘하나의 연 잎 위에 함께 생을 의지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죽든지 살든지 영원히 생사를 같이한다는 의미로 교육공동체적 의미를 강조한 제 신념입니다.
지난해 대전교육의 알차고 값진 성과를 바탕으로 2011년에는 변화와 창조의 글로벌 시대를 맞아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도덕적이고 창의적인 세계인 육성’의 열매를 맺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대전교육의 우수성이 검증된 만큼 많은 사랑과 격려, 관심을 가져주시고 성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교육에 대한 강렬한 열정의 바탕에 경륜과 경험을 갖고 있고, 소신과 철학이 뚜렷한 만큼 대전교육을 전국 최고, 세계 최고의 교육이 되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대담 이승규 문화교육팀장. 정리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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