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이글스 외야수 나용훈 |
어린 시절 수영선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데다, 그림 실력도 수준급이다. 어느 날 그라운드에서 그림을 그리는 그를 본 선배들이 '카툰'이라는 별명을 지어줬을 정도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리틀야구단에서 외야수로 야구를 시작했다. 중학교를 거쳐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고3때 뜻하지 않게 팀이 해체돼 전학을 가기도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야구에 대한 꿈을 키워갔지만 그에게는 유독 운이 따르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전학 간 고교에서 그가 선택한 진로는 대학진학. 하지만 대학에서도 일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어려운 가정형편도 그랬고, 가는 곳마다 야구의 문이 열리기보다는 오히려 닫히는 듯 답답한 느낌만 커졌다.
결국 그는 편입을 통해 동의대에 진학했고, 그곳에서 고인이 된 조성옥 감독을 만나 야구인생을 연장시켰다.
고(故) 조성옥 감독은 메이저리거인 제자 추신수를 통해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는 사랑을 베푼 지도자', '제2의 아버지'로 잘 알려져 있는 인물.
나용훈에게도 조성옥 감독은 은인과 같은 존재였다.
나용훈은 “어깨 부상을 당했을 때도 사비를 들여 저를 챙겨주셨다”며 “감독님이 저를 많이 키워주셨는데 그만큼 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나용훈은 “일이 잘 안 풀릴 때마다 부모님 원망을 많이 했는데 기회가 주어졌으니 반드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지금은 비록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반드시 정식선수로 등록해 부모님과 조 감독님께 진 빚을 갚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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