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완표 충남기업인연합회장 |
우리들 역시 일생을 살아가면서 일부러 인식하거나 가르쳐주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앞서 세 가지 요소들에 대해 겸허해 지는 경우가 있다. 바로 나라와 민족에 대한 경우다.
나라와 민족, 그 앞에서 우리는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운명을 돌아보지 않으며, 오로지 큰 덕인 인을 추구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외국에 나가면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일지라도 같은 나라와 민족이라는 이유로 너무나도 반갑고 친밀하게 여기며 하나로 뭉치고 도우려 한다.
태안 기름 유출 때는 어떠했는가? 누구의 지시나 대가가 없음에도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손에 기름걸레를 들고 닦고 또 닦았었다. 이렇듯 우리 민족은 즐거울 때, 슬플 때, 어려울 때를 가리지 않고 나라와 민족 앞에서 하나가 되었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태극기가 있었다.
태극기는 우리 민족과 함께 근현대사 속에서 기쁨과 슬픔, 고난과 번영을 같이하며 우리에게 자긍심과 단결력을 심어주는 나라의 국기다.
태극기는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조인식에서 김홍집이 역관 이응준에게 국기 제정을 명해 만든 것이 그 시초라 한다. 이후 1882년 수신사로 가던 박영효가 선상에서 태극 문양과 그 둘레에 8괘 대신 건곤감리 4괘를 그려 넣은 기를 만들어 사용했고, 이 기는 1983년 3월 6일 고종의 명으로 국기로 제정·공포돼 오늘에 이르렀다.
태극기의 구성은 흰색 바탕에 가운데 태극 문양과 네 모서리의 건곤감리 4괘로 되어 있다. 흰색 바탕은 우리 민족의 순결함과 순수함, 전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민족성을 담아내고 있다.
가운데 태극 문양은 음(파랑)과 양(빨강)이 혼돈 가운데 어울리며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우주 만물이 음양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하고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네 모서리의 4괘는 효의 조합을 통해 음(--)과 양(一)이 서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4괘는 바로 놓으나 뒤집어 놓으나 모양이 같아서 4대 정괘라고도 한다. 마치 우리나라가 인근 국가에 의한 모진 굴욕 속에서도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오는 습성을 갖는 것과 같다. 건은 방위로는 동쪽, 하늘과 정의를 상징하여 밝은 마음을 중시하는 우리 민족을 나타낸다. 곤은 방위로는 서쪽, 땅과 풍요를 상징하며, 건과 함께 양과 음이 섞여 있는 나머지 모든 괘를 통괄해 하늘과 땅으로서 만물을 낳고 기른다는 역할의 공통점을 가진다. 감은 방위로는 북쪽, 물을 상징해 생명력을 나타낸다. 리는 방위는 남쪽, 불과 지혜를 상징해 서로를 결합시킨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처럼 태극기에는 우주와 더불어 끝없이 창조하고 번영하며 조화와 평화를 희구하는 우리 민족의 이상이 담겨져 있다. 이러한 이상은 우리 민족이 예부터 수많은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오뚝이와 같이 쓰러지면 다시 일어서서 발전하고 성장하는 저력에서 시작한다. 이러한 저력이 자연스럽게 녹아난 상징이 바로 태극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태극기를 하나의 단순한 상징물로 여겨서는 안 된다. 그 안에 담긴 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이어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수많은 위기를 슬기롭게 넘겨왔다. 최근에 벌어진 금융위기와 같은 국가적 위기를 이겨내고, 이제는 위기를 넘어서 선진국으로 힘차게 치솟아 오르는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하나로 뭉치고 맞서 싸워 이겨내는 강인한 민족이기에 가능했다.
앞으로도 태극기가 가진 참마음을 따라 너와 나를 가리지 않는 우리라는 테두리 안에서 서로 상생하고 조화를 이루어 창조를 일구어내고 발전해 나가기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태극기의 참마음은 어떠한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보조를 맞추어 미래를 향해 전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줄 것이다. 우리 모두 2011년에도 세계에 부끄럽지 않은 태극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하나가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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