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라는 민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연극 '옥탑방 고양이'에서는 솔직하게, 거침없이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두 남녀는 동거하고, 사랑을 하고, 꿈을 나눈다. 이들의 로맨스 속에는 야릇한 사랑의 몸짓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속엔 젊음이 있고, 미래가 있고, 배려가 있음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동거라는 방식이 떳떳하게 밝힐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연극 '옥탑방 고양이' 속의 정은과 경민을 통해 들여다본 '동거'가 그리 파격적인 소재는 아니다.
사랑에 공감하게 될 뿐만 아니라 부모세대의 공감대마저 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동거' 문화에 대한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또 극에서는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 부딪힐 일이 많지만 결국 서로 보듬어주고 아껴주는 성숙한 사랑의 모습도 보여준다.
배우들의 재기 발랄한 모습에 함께 깔깔대며 웃다가, 두근거리는 로맨스에 숨죽이며 보다가, 가슴을 울리는 눈물에 못내 안쓰러워 지기도 하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관객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아낌없이 자신을 망가뜨리는 모습도 관객들을 극으로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연극을 살려주는 '감초' 역할을 하는 중요한 두 등장인물이 있다. 바로 옥탑방에 사는 '고양이'들이다. 고양이라고 해서 진짜 고양이 두 마리가 나올 것으로 착각하지 마라. 바로 고양이를 표방한 두 배우가 '멀티'로 극의 흐름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서울에 상경한 스물다섯 대구 처녀 정은과 우연히 이중계약으로 엮이게 된 스물 일곱 서울 총각 경민이 우여곡절 끝에 하우스메이트로 지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다룬다.
소설과 드라마를 단순히 재구성하는 단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극 중 정은과 경민을 통해 88만원 세대의 아픔과 상처, 꿈에 대한 그들의 도전까지 알콩달콩한 로맨스 속에 고스란히 담아내며 2011년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대구아가씨 정은과 서울 총각 경민의 옥탑방 러브스토리를 기대해 보는 것은 어떨까? 평일 밤 8시 토·일 오후 4시, 7시 30분 예매문의 1599-0849/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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