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희 作 ‘손질된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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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미술관은 대전과 충청권의 미술사를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이를 시민에게 선보이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 한 해 동안 10점의 작품을 구입해 소장했다.
지역 미술계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의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수집하는 소장 정책에 따라 지역의 원로부터 청년작가에 이르기까지 수작들이 구입됐다.
이 가운데 지역 출신 작고 작가인 신동주의 대작 1점과 지역 공예계의 대표작가 정해조의 작품을 소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은 지역 미술사의 특성을 연구, 정립하는데 의미가 크다.
현재 1030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는 미술관은 신규로 소장된 작품들을 이번 신소장품 전을 맞아 일반에게 공개한다.
도상봉은 한국 근대 대표작가로 대상을 재현하는데 충실하고 있으며 유화를 통해 한국의 정서를 표현했다.
▲ 도상봉 作 '정물' |
분할된 화면에 흰 천을 드리우고 배 세개가 담긴 백자와 파이프 그리고 물동이를 나르는 여인이 그려진 다소 이국적인 느낌의 화병이 배치돼 있는 등 정물의 배치와 배경 천의 처리는 아카데미즘의 전형을 보여주는 대표작품들이다.
대전지역에 추상분야를 정착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 신동주 작가는 어린시절의 추억과 향토적 정서를 형상화하기 위해 추상기법을 선택, 물질에 대한 감성적인 것과 감각적인 것 사이에서 승화된 미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회화에 재치가 느껴지는 사윤택 작가는 공간도 시간도 초월한 현실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시간적 공격이나 유희를 즐기고 있다. 동서양의 회화와 일상을 사는 작가의 모습, 자주 등장하는 여인을 때로 당황하는 표정으로 연출시킨다.
박준범은 첨단 과학기술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작가의 예술적 감수성과 아이디어로 영상 특유의 매력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Mosaic City'는 작가가 20세가 될 때까지 살던 대전, 특히 둔산 지역이 대형기업의 대형마트를 비롯한 여러 상업적인 세력의 영향 하에 놓이게 된 최근의 변화 상황을 대전시립미술관을 배경으로 풍자하고 있다.
대전이라는 도시의 변화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오롯이 녹아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를 갖고 있다.
정해조는 국내 옻칠제작 연구에 매진해온 작가로 한국 옻칠공예의 재건 및 학문으로서 역할 강화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색광율 0909'는 교침기법으로 틀을 만들어 5겹의 삼베와 수십 번의 옻칠과정을 거쳐 마지막 표면처리를 두부로 마감해 마티에르 효과를 극대화 했다.
그 과정에는 녹색, 빨강, 검정의 각기 다른 색의 옻을 시간과 재료에 따라 달리 처리해 작품 사이사이에 3가지의 색들이 시간별로 나타나는 효과가 있다.
송근호는 선천적인 청각 2급 장애인으로 장애를 딛고 40여년 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시골 정취가 물씬 베어나는 농촌풍경이나 사실적이면서 밝고 경쾌한 색상을 밀도 있게 표현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전국광은 한국 추상조각의 맥을 잇는 조각가로 기념조각물을 통해 조소에 입문해 구상적인 형태 표현에서 벗어나 형태, 물질, 그리고 상응하는 힘에 대해 작품세계를 펼쳐보였다.
한국 현대조각사에서 1950년대 김종영의 추상조각 이후 추상조각의 디딤돌과 같은 역할을 한 작가다.
오윤석은 고전이나 경전의 글귀들을 선별해 서간체를 재형상화하고 그 문자의 형체를 공들여 파내는 작업을 거친 후 전시공간에 빛 글씨를 만들거나 빛이 문자들의 빈 형체를 투과해 나오는 장치를 만들어 냄으로써 완성된다. 오려진 형상 사이로 공간적 깊이를 가지고 중첩돼 보이는 이미지는 '안에서 밖'으로의 소통을 의미하고 있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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