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장 |
얼마 전 한의학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한국한의약연감'이 발간됐다. 한의학 분야의 다양한 기록을 정리한 한의학 분야 최초의 공식 통계연감이다. 한의학 분야에서 처음으로 공식 통계가 나온 것은 늦었지만 뿌듯한 일이다.
한의학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대한한의사협회가 공동으로 조촐한 기념식을 갖기도 했다.
한국한의약연감은 한의계 내·외부의 요구를 반영해 앞으로는 해마다 발간될 예정이다. 연감에는 한의계 최초로 그동안 산재해 있던 한의학 관련 통계자료와 성과들이 모두 망라돼 집적돼있고, 앞으로는 매년 그 통계들이 계속적으로 일관된 기준에 따라 축적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국내 한의약 관련 서비스, 교육, 연구, 산업의 발전 추세에도 불구하고 한의계 각 분야의 현황과 활동성과 등이 체계적으로 축적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한의약 분야의 각종 현황자료, 실적에 대한 정량적, 정성적 통계자료가 부족하고, 기존 통계자료의 신뢰성도 보장하기 어려웠다.
반면 중국과 대만은 1980년대 초부터 통계연감을 발간해 오고 있다.
중국의 경우에는 1983년부터 국가중의약관리국이 주관해서 '중국중의약연감'을 발간하고 있는데, 행정부문의 비중이 커서 제도 개선 실적은 물론 주요한 회의자료 까지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학술부문은 각 부문의 세부주제까지도 살펴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대만의 경우에는 1982년부터 행정원 중의약위원회에서 '중의약연보'를 발간해 오고 있는데, 행정, 교육, 건강보험, 연구 등을 중의약관련 대부분의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사실 '한국한의약연감'이 이제야 빛을 보게 된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한의학 관련 데이터들의 본격적인 관리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한의약연감은 행정, 교육, 연구, 서비스산업, 제품산업부문의 총 5개 부문으로 구성되어 한의약 관련 전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또한, 연감을 발간하기 이전에 연감 발간을 위한 매뉴얼 개발을 먼저 함으로써 각 데이터들의 출처와 기준을 정확히 제시하는 작업을 거침으로써 체계적인 절차를 밟고 진행되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이렇게 발간된 한국한의약연감은 일반 대중들에게 종합적인 한의약 정책정보들을 제공할 수 있으며, 정부 공무원 및 정책 개발자들에게는 정책 개발 및 수립을 위한 공신력 있는 기초 통계자료 및 질적 성과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교수, 연구자, 한의약산업 종사자에게 한의약산업의 현재 기술 개발수준과 분야별 동향에 대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해외 연구자, 정부 관리, 산업계에 우리나라 한의약 성과 홍보를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의약 통계 분야의 첫 단추는 꿰어졌다. 그러나 보완해 나가야 할 일들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한의약과 관련된 새로운 법령 및 판례 등도 새로 추가되어야 할 것이고, 한의학과 뿐만 아니라 한의약 관련 학과들의 동향들도 보다 상세히 다루어져야할 것이다. 또한, 한의약과 관련된 민간분야의 보강에도 노력해야 한다.
건국 이래 한의약 관련 정책은 1997년 보건복지부 내의 한방정책관실이 출범한 것이 최초다. 그만큼 한의약 관련 정책의 역사는 매우 짧다. 이런 상황에서 순수하게 한의계의 힘으로 한의약 전분야의 통계와 성과들을 집적한 것은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이렇게 이룩한 의미있는 일들이 발전적인 한의학 정책에 반영되고, 한의약산업이 국가전략사업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공신력 있는 정량적 통계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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