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라운드를 꼴찌로 마감한 삼성화재가 3라운드 첫 경기를 따내며 4연패에서 탈출, 4강 진입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화재는 지난 15일 오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3라운드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18, 25-23)으로 완승했다.
이날 삼성화재 선수들은 모두 머리를 짧게 자르고 코트에 나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치렀다.
이날 승리로 삼성화재는 올 시즌 현대캐피탈전 3전 전승이라는 절대 우위를 점했지만, 팀이 4연패에 빠져있었던 만큼 이들의 '삭발투혼'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경기 초반 양 팀 선수들은 연거푸 범실을 저지르며 다소 긴장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1세트 중반부터는 달라진 삼성화재와 숙적 현대캐피탈의 주포들이 불을 뿜기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가빈과 박철우가 좌우에서 호흡을 잘 맞춰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가빈의 단포 시스템을 가빈-박철우의 쌍포 시스템으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고희진의 지원사격까지 더해지면서 삼성화재는 4연패에서 보여줬던 무기력한 모습에서 벗어났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조직력이 살아난 삼성화재는 3세트를 내리 따냈고 현대캐피탈은 결국 올 시즌 삼성화재 징크스를 깨는데 실패했다.
7위 삼성화재의 이날 승리는 숙적인 현대캐피탈에 대한 절대 우위를 증명한 것 외에도 4강 진입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화재는 2라운드까지 모두 12경기를 치러 3승 9패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시즌 전 돌도사 석진욱의 부상으로 수비에 공백이 생긴 데다, 주전 세터 최태웅까지 빠져나갔다. 현대에서 건너온 박철우는 시즌 중반까지도 팀에 완벽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결과는 추락으로 이어졌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은 잇따른 연패로 구겨졌고, 2라운드 이후 급기야 4강 진출이 위태로운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왔다.
삼성화재는 2라운드까지 대부분의 공격을 가빈에게 의존해왔다. 하지만 '가빈화재'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단순했던 공격루트는 번번이 실패로 이어졌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2라운드까지 가빈이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했음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신치용 감독과 선수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삭발을 감행하며 반전의 계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LIG손해보험이 3강 구도를 형성한 만큼 삼성화재는 앞으로의 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4강 진출을 점쳐볼 수 있는 입장이 됐다.
심기일전한 삼성화재가 시즌 후반에 4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따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강순욱 기자 ksw@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