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관련 억울한 사연이 사이버 공간에 오르고 이에 대해 네티즌이 여론몰이를 하면서 경찰이 사면초가에 몰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인터넷 여론을 무심코 지나치던 경찰도 이젠 태도를 바꿔 적극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얼마 전 지휘관, 선임병 등 17명이 입건된 충남경찰청 모 부대 의경 사망사건.
숨진 의경의 모친은 지난달 말 부대 선임병의 가혹행위 의혹을 모 포털사이트 토론방에 올렸다.
이 글은 네티즌 사이에서 삽시간에 퍼졌고 네티즌들은 경찰 내 전근대적인 가혹행위를 질타하기 시작했다.
또 신속한 경찰 수사와 관련자 사법처리를 요구하면서 경찰을 압박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은 이례적으로 전ㆍ의경 관리 총책임자인 경찰청 경비국장과 충남경찰청장이 해명 댓글을 올리며 철저한 수사를 약속하고 사건 실체를 밝혀냈다.
이달 초부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서울 노원 여대생 사망 사건' 역시 같은 경우다. 지난해 8월 성폭행을 하려는 남성 2명에게 저항하던 중 숨진 이 여대생의 모친은 인터넷에 경찰 수사 과정에서의 부실 및 외부 압력의혹을 제기했다. 네티즌 분노가 높아지자 경찰청 수사국장이 직접 재수사 입장을 밝히며 네티즌 달래기에 나섰다. 서울경찰청도 전담팀을 구성했다는 사실을 인터넷에 알렸다.
지난해 대전 장애인 여중생 집단 성폭행 파문 때에도 대전경찰청은 분노한 넷심에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경찰이 넷심에 적극 대응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 여중생을 성폭행한 '김길태 사건' 이후부터다.
사건 초기 무기력한 경찰에 대한 네티즌 비난이 쏟아지고 사실이 아닌 점도 사이버 공간에서 논란이 되자 경찰 지휘부는 일선에 인터넷 여론에 적극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인터넷 토론방을 실시간 감시하는 전담요원을 두는 한편 경찰관련 이슈가 제기되면 실무책임자가 해명하게 하는 등의 지침이 하달됐다. 이처럼 넷심에 민감한 경찰에 대해 일각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공정해야 할 경찰수사가 자칫 넷심에 좌지우지 될 수 있고 사이버공간에서 무조건적인 경찰 비난 또는 사실왜곡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찰이 인터넷 여론에 적극 대응하는 것은 국민에게 진실을 알리고 밝히려는 경찰 의지의 표현”이라며 “하지만, 일부 성숙지 못한 네티즌 때문에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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