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학 정재승 교수는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학교 1학년 학생이 공부가 즐겁지 않아 자살을 선택했어요, 다양한 방식으로 우수한 인재를 선발했듯, 교육과 평가도 학생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존중했어야 했는데… 학생들에게 많이 미안하네요”라고 글을 시작했다.
정 교수는 이어 “학생들은 이번 기회에 등록금 반대, 영어수업 반대 투쟁을 하려는 듯하고 언론은 입학사정관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듯. 또 학교는 자살방지위원회를 만들려하고”라며 “에고, 카이스트 학생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한 교육대책이 절실한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학생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학교 측은 사건을 덮는 데만 급급해하고 있다는 불만을 트위터 등을 통해 올리고 있다.
특히 조군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 학교 측이 서남표 총장의 '자랑스런 한국계 미국인 상' 수상 보도 자료를 배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거셌다.
A트위터러는 “KAIST로 뉴스검색하면 자살 관련된 기사보다 서 총장이 우수한 한국계 미국인 상 탄 게 더 많군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B트위터러는 “하염없이 있는데 이메일이 왔다. KAISTAR라는 KAIST 기관지. 메일 타이틀은 '국민과 인류의 미래를 위한 도전 계속할 것' 서 총장이 한 말이다. 작금의 상황과 무척 대비된다. 그치? 누가 죽든 말든 학교의 명예만 올라간다면?”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학생들은 “총장님, 자살한 학생 빈소에 가서 조문 한 번 하시면 어디 덧납니까?”라며 학교 측에 대한 직접적인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C트위터러는 “학교가 14일에 '자살 사고 방지 대책위원회'를 만들자는 제안을 해 왔다고 한다”라며 “단순히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이 이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사건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무슨 문제가 터지든 뒤에 '방지 대책위원회'만 가져다 붙이면 해결될 거라고 믿는 학교 측이 한심할 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자살한 학생이 실업계 출신이라는 선입견을 가졌던 일부 학생들의 책임이라는 의견도 남기고 있다.
D트위터러는 “그 아이가 느낀 절망 중 가장 큰 부분은 실업계 출신이라는 학생들이 붙여준 딱지”라며 “술을 마시는데 내 옆에 앉은 사람은 그 아이의 자살을 말하며 그래서 실업계는 안되는거라고 한다. 쉽게 포기한다고. 그 사람은 그 아이와 같은 학년인 것 같다”고 학생들간의 선입견을 꼬집었다.
KAIST 학부총학생회는 13일 오후 7시 '무엇이 문제였습니까?'라는 주제를 갖고 관련 공청회를 통해 학교 안팎의 여론을 모아 대책을 학교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학교 일각에선 공고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KAIST 입학한 조 군이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지난 8일 숨진 채 발견되면서 KAIST 측이 사정관제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위한 지원과 노력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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