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층 중심으로 인기가 없는, 말 그대로 '팔다 남은' 물량(204세대)을 사기 위해 1만여명이 몰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LH 세종시 본부에 따르면, 잔여세대(204세대) A1블록(174호), A2블록(30호)에 대한 분양 마감을 14일 오후 6시로 연기하기로 했다. 14일 마감 후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순위를 발표하고 18일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예상치 못한 1만여명의 인파가 몰렸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신청자들에게 배포한 접수 순번표는 모두 8000여장에 달했다. 번호표를 인쇄할 수 없어 직원들이 직접 써서 나눠주는 기현상이 벌어질 정도였다.
세종시 본부는 애초 치열한 경쟁 없이 무난하게 분양될 것으로 예상해 선착순으로 계약할 방침을 세웠을 정도로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었다.
이날 선착순 분양 신청을 받은 후 추첨하고, 13일 계약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했다. 인기 없는 소량인 만큼, 많아야 300여명 정도를 예상했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세종시 본부가 개청한 이래 최대인 1만여명이 가득 메웠다.
오승환 세종시 본부 판매팀장조차 “솔직히 이 정도일 줄 전혀 몰랐다”고 할 정도였다.
이날 하루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지만, 건설·부동산업계는 물론 투자처를 찾는 이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첫마을 아파트는 분양 당시만 해도 반신반의한 분위기였다. 계약률이 87%에 달할 때 역시 관망세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연말부터 투자자를 중심으로, 프리미엄이 한 달도 되지 않아 5000만원선까지 치솟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첫마을은 물론, 조치원과 대전 노은과 송강지구 부동산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파장이 커졌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달아오른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 갑자기 뜨거워졌다”며 “오늘 잔여세대 분양 사태가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을 중단한 10곳의 민간건설사들의 행보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세종시 본부와 건설청의 강력한 회유에도, 사업성을 내세우며 버텨왔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끝이 다소 아쉽지만, 첫마을이 침체했던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건 사실”이라며 “첫마을이 기반을 마련해놓은 만큼, 민간건설사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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