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찬]충청권 과학벨트, 세종시 문제보다 풀기 쉽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종찬]충청권 과학벨트, 세종시 문제보다 풀기 쉽다

[시론]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 승인 2011-01-12 15:43
  • 신문게재 2011-01-13 21면
  • 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2010년에는 총리가 나서서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충청인에게 철썩같이 약속했던 행정중심의 명품 세종시 건설을 둘러싸고 충청도가 시끄럽더니, 올해는 새해 벽두부터 이 대통령이 선거과정에서 약속했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입지문제로 충청인은 또 다시 혼란스럽다.

▲ 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 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의 “과학벨트 입지에 대해 전국을 대상으로 결정할 것”이란 발언으로 촉발된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문제는 충청인에게는 세종시 경우보다는 훨씬 쉽게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세종시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후원을 받으면서 총대를 멘 국무총리, 청와대 그리고 거대여당인 한나라당과 충청인과의 싸움이었다. 게다가 당시에는 세종시가 행정중심복합도시보다는 기업도시로 건설되는 것이 충청도에 이익이 된다고 주장하는 일부 충청도민, 광역자치단체장 등의 의견으로 충청권이 분열돼 있었다.

그러나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에 대한 대통령의 공약을 지키라는 문제에 있어서는 충청권의 모든 구성원이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가 충청도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 이견이 없다. 게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나설 것 같지도 않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부처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세종시 문제와 달리 총리를 비롯한 정부도 일사불란하게 충청권 입지를 반대할 명분이 별로 없을 것이다. 게다가 정부는 세종시 문제 논란 과정에서 각종 발표를 통해서 충청권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최적 입지라고 여러 번 강조했으니 이번에 나서서 딴소리를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2012년 총선을 의식해서 인지는 모르지만, 지난 10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여러 명의 최고위원이 과학벨트를 충청권에 조성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발언했다. 박성효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충청권의 민심을 잃거나 분노를 산다면 2012년 총선에서 충청권에 대해 기대는 하기 어려울 것”, 정두언 최고위원은 “대통령 공약사항이고 이미 정부가 최적지라고 발표를 한 것을 고려할 때 세종시로 가는 것이 정답”, 그리고 나경원 최고위원도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요약하면, 세종시 문제 때보다는 충청권은 분열돼 있지 않고, 상대편은 수도 많지 않고, 분열돼 한 가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 쉬운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충청인은 세종시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 행정력을 총동원한 국무총리, 그리고 많은 의석을 가진 거대여당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에서 이겨낸 경험이 있다. 이제 대통령 선거공약 사항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입지 문제는 세종시 문제보다는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학습되어 있다.

셋째, 세종시 문제에서도 그랬지만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대의명분 면에서 정부와 정치권은 과학벨트의 충청권 이외 입지를 강력하게 주장할 명분이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아름다움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사회 구성원들이 선거를 통해 자신을 대신해서 사회와 국가를 이끌어갈 지도자를 선출하고 그 지도자는 선거과정에서 한 약속을 지키는 데 있다. 그래서 국민은 선출된 지도자가 비록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전체 유권자의 과반수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낮은 지지를 받고 당선되었더라도 그 지도자를 존중하고 그 지도자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다.

그런데 선거과정에서는 당선되기 위해서, 표를 얻으려고 철썩 같이 약속하고 당선 후에는 환경이 바뀌었으니 없던 일로 하자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 바탕인 신뢰를 깨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은 선거과정 자체를 불신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 선출될 대통령, 국회의원, 시도지사, 그리고 모든 선출직은 권위를 존중받지 못하게 되고 국민을 대표해서 정책을 입안, 집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위에서 분석한 결과를 비추어 볼 때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충청권에 건설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선거공약은 지켜질 것으로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3.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