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반대로 사자(死者)의 안장식을 갖지 못하는가 하면, 축산농가들이 경조사집 방문을 꺼리는 등 구제역 파동이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농민이나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 취소는 물론 농·축협 조합장 선거마저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작고한 모친을 이틀 뒤인 9일 괴산군 소수면 A마을 인근 야산 부친 묘소 옆에 안장하려 했으나 구제역을 우려한 마을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청주의 한 화장장에서 시신을 화장해 청원군 오청읍 오창공원묘지에 임시 안치했다. 최씨는 구제역 파동이 종료되는대로 모친을 부친 묘소 옆에 안치할 예정이다.
또 구제역 발생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충남지역 내 축산농가들은 가족·친지 및 지인의 상가·혼인집 방문을 삼가고 있다. 구제역 발생을 우려해서다.
구제역 확산으로 농협 및 축협조합장 선거도 잇따라 연기됐다.
오는 18일과 25일 있을 예정이던 연기·축협조합장 선거와 당진 고대농협조합장 선거가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신년사업 설명하기 위해 지역농협이 1월 말 또는 2월 초 열던 조합원총회도 구제역 파동으로 전면 취소됐다. 이들 농협은 추후 일정을 잡아 총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밖에 농협은 농한기인 겨울철에 열던 각종 회의와 농민 교육을 무기한 연기했다.
충남지역 한 농민은 “구제역 확산으로 넉넉했던 농촌의 인심이 팍팍해지고 있다”며 “축산농가의 경우 경조사집은 물론 시장에 가는 것 조차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백운석 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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