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직 가입을 결정하지 못했다. 보험을 가장 잘 아는 보험설계사가 통합보험이 아닌 개인보험 상품 가입을 권유했기 때문이다.
연씨는 “오랫동안 거래했던 설계사가 나서서 통합보험 가입에 부정적이었다”며 “다른 보험사에 한 번 더 문의해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해보험사의 주력상품인 통합보험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보험사마다 통합보험 혜택을 줄이고, 개인형 상품 가입을 권유하면서 판매실적이 급감하는 등 통합보험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1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통합보험인 '슈퍼보험'의 판매실적은 2009회계연도 상반기 282억원에서 2010회계연도 상반기 79억원으로 급감했다. 현대해상의 '하이라이프 뉴 행복을 다모은 보험'도 같은 기간 7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통합보험은 하나의 보험증권을 통해 손쉽게 관리할 수 있으며 필요한 특약 추가와 축소가 가능하다. 각각 보험에 별도로 가입하는 발품을 아낄 수 있는 데다 보험료도 최고 20~30% 저렴하다.
중복가입을 방지하며 중도인출 등 유니버셜기능·장해지급률과 질병에 따른 납부면제 가능 등의 장점을 갖췄고, 무엇보다 가족 단위로 가입할 수 있어 구성원 전체에 대한 건강상 위험을 담보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보험설계사들이 가족형보다는 개인형 가입을 유도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혼율 증가 때문이다.
A 설계사는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통합보험 인기가 떨어지고, 가족형에 가입해도 보험료 할인혜택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건수는 13만여건(혼인 26만여건)이다. 2009년 12만여건보다 1만여건이 늘었다.
통합보험에 계약분리 기능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이혼과 무관치 않다. 계약분리 기능은 이혼이나 자녀 분가 등의 경우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각자의 이름으로 보험계약을 분리하는 기능이다.
현대해상의 경우 계약분리 기능 이용이 2009년 164건에서 지난해 234건으로 늘었고, 동부화재도 2009년 100건에서 지난해 120건으로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와 달리, 손보사의 통합보험에는 계약분리 기능이 있어 이혼 후 처리 과정에 어려움이 많다”며 “물론, 통합보험의 인기는 시들지 않았지만, 사회상을 반영한 기능과 신상품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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