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의 글은 흔히 '구복 여행 설화'로 통칭해 불리는 여러 각편을 토대로 해 만들어졌다. 서천서역국까지 복 타러 가는 길이 멀고도 험하지만 이 그림책의 그림은 성큼성큼 나아간다. 가는 길보다는 만나는 인물과 사건에 초점을 둬 시원시원한 앵글에 담아낸다.
부처가 보여준 총각의 복은 '좁쌀 반 됫박'. 타고난 복이 그뿐이지만 '덕'을 쌓으면 '복'이 되어 돌아올 거라는 사람들의 신념이 이야기에 담겨 있다. 이래저래 힘든 세상살이, 제 코가 석 자라도 도와가며 살면 없는 복도 생길 거라고 믿는 선한 마음이 빛나는 이야기다. 사계절/지은이 김장성·그린이 이윤희/40쪽/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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