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점에서 파는 단팥빵 표면에는 십중팔구 참깨가 뿌려져 있다. 누가, 왜, 무엇 때문에 빵에다 참깨를 뿌려 놓은 것일까? 사실 지금은 아무 의미가 없지만, 처음에는 단팥빵 속에 들어 있는 내용물을 나타내는 표식이었다.
운동회 날이면 손은 뒷짐을 진 채 입으로만 밀가루가 잔뜩 묻은 찹쌀떡을 집어 먹는 게임을 한다.
얼굴에 밀가루 칠한 모습을 보고 즐기려는 가학적인 게임일까? 사실은 복을 받으라는 의미다.
찹쌀떡이 바로 복 떡이기 때문이다. 예전 결혼식장에서 답례품으로 찹쌀떡을 나눠준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이 책에는 모두 48종류의 거리음식에 관한 역사와 이야기가 실려 있다.
고급요리가 아닌 거리음식으로 어찌 보면 하찮은 군것질거리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먹는 거리음식과 간식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져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는지 또 어떤 사람들이 즐겨 먹었던 음식이었는지 등. 거리음식에 얽혀 있는 유래와 역사, 인물, 재미있는 상식에 이르기까지 음식에 담긴 풍부한 이야기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저자는 “우리 음식 중에서 궁중요리나 양반들이 먹었던 고급 전통한식에 관한 역사와 유래는 비교적 많이 알려진 편이다”라며 “하지만 거리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거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자는 “학자들이 주목하지 않은 역사지만 친숙하게 사 먹는 거리음식의 역사를 알아보는 것도 먹는 즐거움 못지않은 재미가 있다”며 “더욱이 최근 유네스코에서 음식문화를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우리나라 거리음식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청보리/지은이 윤덕노/308쪽/1만3000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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