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으로 인한 소비 위축에다, 소·돼지의 대량 살처분에 따른 물량 부족과 가격 상승 등이 명절과 겹치면서 원산지 표시 위반이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0일 농수산유통공사에 따르면, 해마다 연말인 11월부터 12월까지 쇠고기와 돼지고기(포유가축 육류 기준)의 수입이 급증했다. 다음해 설 명절을 앞두고, 선물과 제수용품 등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쇠고기의 경우 2008년 11월 2억 1229만 7267kg, 12월 2억 3238만 6096kg으로, 수입이 증가했다. 하지만, 2009년 1월(2079만 9086kg), 2월(3772만 9940kg)에는 수입물량이 급감했다.
2009년과 2010년도 마찬가지다.
2009년 11월 2억1897만6738kg, 12월 2억4479만7573kg 등이 수입된 반면, 2010년 1월(2464만3838kg)과 2월(4326만3229kg)에는 대폭 줄었다. 2010년 11월 현재 2억 6295만9613kg이나 수입됐다.
돼지고기도 비슷하다.
2008년 12월 3억 1785만1593kg이 수입됐지만, 다음해 1월(2253kg) 급감했다. 2009년도 11월(2억 8006만1795kg), 12월(3억841만 1054kg) 수입물량이 급증한 반면, 2010년 1월(2667만5629kg) 크게 줄었지만, 2010년 11월 또다시 수입물량(2억7627만5185kg)이 급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축산물은 연말 때마다 수입이 많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에는 (전염병 때문에)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전염병으로 국내 물량이 대폭 줄어든데다, 가격까지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7일 농수산유통공사 기준으로, 지난 한 달간 쇠고기와 돼지고기 경락가격은 10% 이상 올랐다. 한우 값은 1kg에 1만 6613원으로, 지난달 평균 1만4900원보다 11%가량 올랐다. 돼지고기는 1kg에 5081원으로, 16% 증가했다.
문제는 여러 요인으로 복잡해진 국내 시장을 틈타 수입 축산물이 판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나고, 국내산 가격이 오를 수밖에 상황에서 값싼 수입산이 국내산으로 둔갑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단속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남농협 관계자는 “가축 전염병이 계속 확산하는데, 수입산까지 기승을 부리면 농가의 고통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감독 당국의 엄격한 단속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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