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인석 수필가·대전문인협회장 |
중국에서 시작 된 명교(名敎)사상을 떠올려본다. 명교사상의 배경에는 무실역행(務實力行)론이 따른다. 사명과 실천이 동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2000년 전 백화(白話)문학을 제창했던 중국의 호적(胡適)이란 석학이 한무제(漢武帝)에게 충고해준 철학이다. 정치도 행정도 구호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실천이 따르지 못하는 사자성어는 말잔치일 뿐이다.
부족한 배움으로 감히 석학의 논리까지 들먹일 수는 없다.
그러나 온통 말뿐인 오늘의 현실을 바라보노라면 무실역행이 아쉽다. 정치도, 통치도, 지방자치까지도 무실역행이 없다. 실천도 없고 책임도 없다. 우선 국회의원들 일부가 그렇다.
자기네들 세비 인상할 때만 조용했다. 툭하면 국정 팽개치고 길거리로 몰려나와 사회혼란을 선동 질하는 게 국회의원들이다. 심지어는 대통령이름까지 거명하며 '죽이자'는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좌파국회의원들의 행태다. 나라지키던 장병들이 북한군에게 폭침을 당하고, 선량한 민생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해도 분개는커녕, 오히려 '조작설'을 운운하며 적군 비호에 안달하고 나서는 좌파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노라면 부아가 치민다.
나라의 안보상황이 일촉즉발의 위기인데도 국정을 외면한 채 길거리에 나서 막말선동으로 국론분열이나 획책하고 있는 일부 야당 국회의원들은 도대체 누구의 혈세로 비싼 세비 받아먹으며 떵떵거리고 사는지 알기나 하나. 높아진 처우만큼, 가진 권력만큼, 국가민족을 위한 무실역행의 책임과 사명 또한 크다는 사실도 알기나 하나.
지방 자치단체장들도 마찬가지다. 사자성어 내놓고 말 치레나 할 때가 아니다. 지시하고, 보고받고, 결재하며 아집과 독선으로 오만부릴 때는 더더욱 아니다.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예고 없이 민원창구에 직접 나앉아 밀려드는 민생의 현실을 살피고 문제점, 개선점을 파악하며 단체장들 스스로가 무실역행을 실천할 때다. 더구나 특정정당의 당론을 자치행정기준으로 적용하려는 시도는 착각이다.
참여와 소통은 많을수록 좋다. 자치제도의 이상이다. 참여나 소통의 문제는 어디까지나 자율적이고 민주적이며 능동적이어야 한다. 조례나 규정으로 도식화 조문화 돼서는 안 된다.
특히 특정정당이나, 정치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더더욱 안 된다. 최근 충남도 의회가 '참여와 소통위원회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잘한 일이다. 참여와 소통에는 굳이 조례가 필요 없다. 통치자의 아량만으로 충분하다. 참여와 소통은 각자가 스스로 실천할 문제다.
무실역행의 정교사상은 지금도 유효하다. 윗사람부터 솔선수범하면 아랫사람들은 자연히 따른다. 말만으로는 안 된다. 요즘은 정치도, 통치도, 자치도 말들이 너무 앞선다. 특히 대북정책, 국방정책이 그렇다.
전략적인 군사비밀까지도 앞장서 까발리는 언론도 문제다. 말로만 떠드는 통일은 통일이 없다. 좌파들의 교란획책에 넘어가고 있다. 정치, 통치, 지방자치까지도 상당부분 붉은 물에 오염되고 있다는 증거다.
2011년 새해에는 바꿔야 한다. 거짓말 억지논리를 앞세워 민심혼란을 충동질하는 일부야당의 정치행태도 바꾸고, 무능하고 무력한 여당의 통치행태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좌우로 흔들대는 지방자치기강도 바꾸고, 부화뇌동에 약해진 국민의식도 바꿔야 한다. 좌경이념에 우왕좌왕하면서 등짝 휘게 세금만 내고 허둥댈 때가 아니다. 민주국가의 정치와 통치를 바로 세우는 것은 민주국민의 몫이다.
말 많은 오늘의 후유증도 지난날 선거잘못이 빚은 결과다. 내년이면 선거의 기회를 다시 맞는다. 좌파정치로 또다시 회귀할 수는 없다. 올해는 각오와 다짐의 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너 나 없이 각자가 말보다는 무실역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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