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심장이뛴다]딸 살리려는 엄마와 엄마 지키려는 아들

  • 문화
  • 영화/비디오

[영화-심장이뛴다]딸 살리려는 엄마와 엄마 지키려는 아들

■ 심장이 뛴다 감독 : 윤재근. 출연: 김윤진, 박해일

  • 승인 2011-01-06 18:47
  • 신문게재 2011-01-07 12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
연희는 어린 딸 예은이가 건강해지는 게 소원이다. 갑자기 예은의 상태가 나빠지고, 우연히 뇌사상태의 환자가 응급실로 실려 온다. 심장이식을 하는 데 동의를 받지만, 술이 취해 뇌사상태의 엄마를 찾은 휘도는 엄마가 미세하게 움직이는 걸 목격한다.


새해 벽두부터 싸움질이라니. 그래서야 되겠나 싶지만 사연을 듣고 보면 싸울 만하다. 한 엄마는 딸을 살리기 위해 심장이 필요하고, 한 아들은 심장을 주기로 한 식물인간 엄마를 살리려고 애쓴다. 엄마나 아들이나 각자의 가족을 살리기 위해선 피할 수도, 물러설 수도 없는 싸움이다.

가족애와 가족애의 충돌. 싸움은 점점 강도를 더해가고, 폭력배가 동원되고 유괴가 맞물리면서 딸을 살리려는 엄마와 엄마를 살리려는 아들은 점점 괴물이 돼간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이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하고 자꾸 머뭇거린다. 긴박감 넘치는 스릴러와 눈물이 쏟아지는 신파 사이에서 어느 한 쪽도 확실하게 선택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한다. 그리곤 가족영화로 매듭짓는다. 결말이 나쁘진 않지만 뭔가 미진하고 마무리가 안 된 듯한 느낌에 어정쩡하다.

이 아쉬움을 채워주는 건 김윤진과 박해일의 연기다. 김윤진은 딸을 살리고자 무슨 일이든 다 하는 악착 엄마를 연기한다. 울고 소리치고 남자와의 대결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의 뛰어난 감정 연기는 착함도 악도 없는 이 싸움에서 관객을 그의 편에 서게 만든다.

어머니의 생사를 놓고 불효자식이 겪어야하는 슬픔을 그려낸 박해일의 연기는 드라마에 힘을 싣는다. 미묘하게 변화하는 섬세한 표정변화는 둘의 대결을 극한으로 몰고 가는 힘이다.

조연들의 연기도 좋다. 심장이 꼭 되찾아야 하는 엄마에게 위험한 거래를 제안하는 불법 장기 매매 브로커 조 팀장 역의 김상호, 식물인간이 되기 전까지 아들이 버린 어머니를 행복하게 지켜준 이중인격 강 사장 역의 주진모, 심장을 둘러싼 싸움 탓에 곤혹스러운 병원장 역의 강신일. 이들의 3색 조연 연기가 강약을 조절하며 극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이들 흥미로운 인물들의 뒷받침을 받으며 영화는 폭발적인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윤재근 감독의 장편 데뷔작.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