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난동에 경찰력 줄줄 샌다

대전청 112신고 7.4% 달해… 하절기 매월 2000여건 인력낭비 지적… 이달부터 전담팀 운영 등 엄정대응

#사례1=지난해 12월 15일 오전 2시 40분께 술에 취한 A씨(52)는 서구 둔산동 인도에서 한 행인과 시비가 붙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A씨를 순찰차에 태워 집에 보내려 했지만 A씨가 거부, 결국 지구대로 연행했다. 이곳에서도 A씨는 욕설하거나 침을 뱉는 등 무려 7시간 넘게 소란을 피워 결국 즉결심판에 회부됐다.

#사례2=지난해 12월 25일 오전 4시 30분께 주취자 B씨(29)는 서구 관저동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을 망가뜨렸다. 경찰은 B씨를 지구대로 연행하고서 신원 확인 뒤 순찰차로 집까지 데려다줬지만 B씨는 거주지 인근에서 또 다시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경찰은 B씨를 재차 지구대로 데려가 오전 8시까지 보호조치한 뒤 귀가시켰다. B씨는 즉결심판으로 넘겨졌다.

이같은 취객 난동 탓에 경찰력 낭비가 심각하다.

2010년 한 해 동안 대전경찰 112신고센터에 접수된 30만 4627건의 신고 가운데 주취자 관련 신고는 2만 2446건으로 전체의 7.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5~9월 사이 매달 2000여건 씩 접수되는 등 하절기에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주취자와 관련 경찰관이 현장으로 출동한 사례는 전체 출동건수 17만 9703건의 12.5%에 달한다.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이 취객 처리에 매달리는 경우가 잦다 보니 범죄예방활동 등 민생치안 업무에도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선 지구대 경찰관에 따르면 주취자 귀가 또는 보호자 인계를 위해 최소 1시간은 기본이고, 심할 경우 수 시간씩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경찰은 이달부터 각 일선경찰서 형사과에 전담수사팀을 설치, 주취자 처리와 전담 조사를 하기로 했다.

전담팀은 주취자 과거 전력을 조사해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불안감 조성 행위자는 즉결심판에 회부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외국 사례처럼 상습적으로 술을 먹고 폭력을 일삼는 자에게는 강력한 처벌과 함께 치료를 의무화하는 법률 제정 등 다각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