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용균 대전장애인단체 총연합회장 |
새해를 맞는 마음가짐이야 언제나 같겠지만 우리의 새로운 역사성은 우리의 자세를 바로 하는 힘을 지니는 것 같다. 어려운 시기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참아주고 양보해야 한다. 그러나 경색된 여야 관계는 지난해 3월 천안함으로 당하고, 11월 연평도에서 그렇게 북한군에게 깨진 것을 보고도, 정의가 객관적 진리와 합치돼야 한다는 보편적 정의를 깨닫지 못하는 이런 와중에 주먹다짐만 하는 국회의원을 보고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해 8·15경축사에서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로 가자고 강조했다. 이는 사회전반에 걸쳐 공정하지 못한 사회로 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 대부분 언론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시민들의 70%정도가 우리사회는 불공정하고, 정치권(고위층)의 불신과 고위공직자의 공정성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세계를 비판한 드라마 '대물'이 시청률 30%에 육박하는 인기를 끌었다. 공정치 못한 정치사회를 고발하는 검사의 정의사회 구현이 유권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드라마다. 권력의 주변에는 들쥐처럼 눈을 반짝이며 기웃거리는 이들을 보게 된다. 강육생식의 법칙을 탓할 순 없지만, 약한 자는 강한 자에게 지게 되고, 강한 자만 살아남는 게 이 사회를 살아가는 원칙이요 삶의 진행방향으로 옮겨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강한자만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더 강한 것이다. 정치인들은 되돌아보면 말로만 되풀이 되는 메뉴들을 제공하며 공정치 못한 낮은 수준의 정의로 포장하고 있다. 수필가 류인석씨는 “정의는 공정성과 도덕성을 보장하는 진실이다”라고 했다. 당태종은 위징이라는 재상의 '쓴소리'를 받아들여 어려웠던 당나라를 구했다고 한다. 과연 공정한 사회로 가는 길목에서 소통을 위해 지도층은 누구에게 쓴 소리를 기대할까.
우리사회에서는 어떠한 기준을 놓고 공정성의 평가를 내리기에 매우 어렵다. 이는 수십 년간 우리사회가 상당한 사회적 갈등구조를 안고 왔기 때문이다. 기업과 기업·노사관계·장애인·노인·보수와 진보·양성문제·다문화문제 등 이 모든 것이 갈등의 씨앗을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불공정은 역차별의 문제로까지 비화되는 복잡한 구조다. 그러나 공정한 사회분위기 조성을 위해 고위층이나 고위공직자가 고민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특히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노인·여성·빈곤층의 불공정 요소가 제거되도록 보편적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제 새해에는 공정한 사회를 위해 민관협치(民官協治)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공정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이를 이끌어 나가는 주역이 진정 누구일까. 자문해 볼 때 정치인과 고위공직자일 것이다. 신묘년은 토끼의 해다. 영리하고 순한 시민과 함께 좋은 일만 가지고, 웃으며 즐겁고 내 행복이 남의 행복으로 완성될 때 진리가 우리사회에 넘쳐나게 된다. 풋풋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신발을 고쳐 매고 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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