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 긍정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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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긍정의 힘

[목요세평] 김희수 건양대 총장

  • 승인 2011-01-05 15:11
  • 신문게재 2011-01-06 20면
  • 김희수 건양대 총장김희수 건양대 총장
신묘년(辛卯年) 토끼해의 새아침이 밝았다. 지난 병인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는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아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뿌려서인지 유달리 새해에 대한 기대가 다른 때보다 더 커지는 것은 우리 모두의 한결같은 마음일 것이다.

▲ 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우리의 운세를 결정짓는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에 나오는 동물치고 토끼만큼 인간에 친숙하고 좋은 이미지로 각인된 동물도 많지 않다. 몸의 작은 크기에 어울리지 않게 긴 귀를 치켜세우고 쫑긋거리는 순박하게 생긴 하얀 털(검은 털도 있지만)의 귀여운 겉모습으로 어린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그 뿐 아니라 생활자세 역시 지혜롭고, 근면하고, 늘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이어서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닮았으면 하고 권장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또 보름달에 새겨진 그림자의 모습은 계수나무 아래서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는 모습으로 형상화되어 토끼는 순결함과 평화로움을 희구하는 우리 이상향의 동물이라는 신비함도 갖고 있다.

그래서 각종 우화와 속담을 통해 우리는 어려서부터 토끼와 친숙해져 있다. 중병에 걸린 용왕 앞에 잡혀간 자리에서도 “간을 육지에 두고 왔다”는 꾀를 내어 위기를 벗어났다는 이야기인 '토끼전'(별주부전)은 물론 또 토끼가 인내와 끈기가 모자라 경주에서 상대가 안되는 거북이에게 지고 만다는 교훈적인 '토끼와 거북이' 등의 이야기는 온국민이 알고 있는 이야기 이기도 하다.

이렇듯 토끼는 부지런한 몸놀림과 기지로 어려움을 잘 극복해내는 교훈적인 존재 또는 긍정적인 존재로 우리에게 와닿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한 해 갈기갈기 찢기고 원망과 분노로 가득 찬 우리의 마음을 토끼의 해학(諧謔)으로 어루만지고 치유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토끼의 해학은 한마디로 '긍정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어려움에 임할 때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이다. 토끼가 용궁으로가 용왕 앞에 섰을 때, 자신의 간을 빼어놓지 않을 수 없다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즉, 자신이 꾐에 빠져 결국은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상황에 직면한 절망적인 순간에서 토끼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그 위기를 탈출할 수 있는 기지를 발휘했던 것이다. 바로 긍정의 힘인 것이다.

이는 수년전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되어 독서계에 선풍적 인기를 몰고 왔던 미국인 조엘 오스틴 목사의 역저 긍정의 힘에 잘 나타나 있다. 최선의 삶을 위한 7가지 단계를 설명한 그의 글은 물론 기독교 신앙의 바탕에서 쓰여진 것이지만 그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신앙의 유무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그의 7단계 가운데 가장 나에게 인상적인 단계는 다섯 번째인 “나는 역경을 통해 강점을 찾는다”이다. 이 힘은 내가 평소에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위기가 기회다”라는 말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평화로운 시기보다는 대개가 전쟁이나 사회 대변혁의 혼란기에 나오고, 영웅도 난세에 나오는 것을 보면 맞는 말이다. 결국 위기는 극복의 의지를 가져오고, 그 극복의 의지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북한이 저지른 천안함 폭침사건이나 연평도 포격사건 등은 우리 국민에게 큰 상실의 아픔과 분노를 주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젊은층을 비롯한 전국민에게 새로운 안보의식을 충전시켜주었다. 물샐틈 없는 경비태세는 물론이고 무엇보다 값진 국민 모두가 새로운 정신무장을 하게되어 북한의 야욕은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청와대가 신년화두로 제시한 '일기가성(一氣呵成)' 즉, “좋은 기회가 주어졌을 때 미루지 않고 이뤄내자”는 말은 우리나라의 국운상승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열심히하여 이루어내자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정부의 국정수행을 옆에서 볼 때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고 명백한 오류가 있을 때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것일진대 반대를 위한 반대 보다는 더 잘 하도록 힘껏 밀어주는 풍토도 조성되어야 한다. 온국민이 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매사를 바라보는 한 해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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