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칭교수 책 버젓이 KAIST 도서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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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칭교수 책 버젓이 KAIST 도서관에

구속된 전정봉씨 이력에 교수로 소개… 일부 인사관리시스템 부재 우려

  • 승인 2011-01-04 18:19
  • 신문게재 2011-01-05 7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KAIST에서 22년을 지낸 저도 혼란스럽네요.”(KAIST 자연과학대학 A 교수)

KAIST 교수 사칭으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된 전정봉(63)씨 사건을 보고 KAIST 안팎에서 말들이 많다.

▲ 1번은 전정봉 씨가 쓴 책(1999)이고 2, 3번은 전씨가 번역한 책(둘 다 1988). 1번은 서울 홍릉의 경영대학원 도서관에 비치돼 있으며 2, 3번은 대전 중앙도서관에서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KAIST도서관 검색 목록.
▲ 1번은 전정봉 씨가 쓴 책(1999)이고 2, 3번은 전씨가 번역한 책(둘 다 1988). 1번은 서울 홍릉의 경영대학원 도서관에 비치돼 있으며 2, 3번은 대전 중앙도서관에서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KAIST도서관 검색 목록.
KAIST는 4일 “전씨는 1999년부터 2001년 교내 창업보육센터 입주기관 한 업체 대표였으나 교수 사칭 제보가 들어와 지난 2001년 보육센터에서 쫓아냈다”며 “이후 계속 교수 사칭관련 제보가 이어져 지난해 4월 경찰에 고발조치했다”고 전씨와의 관계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KAIST 도서관에는 전씨가 KAIST 교수라는 이력이 담긴 여러 책이 비치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전씨가 지난 1999년 집필한 책 '이 시대의 작은 기업'에는 저자 소개에 KAIST 교수 겸 한국마케팅학술연구소(KMRI) 소장으로 적혀져 있다. 또 전씨가 번역한 책들도 도서관에 구비돼 그동안 교수나 학생 등 내부인들이 이 책들을 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일각에서는 교수진들의 인사 관리시스템이 부재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구교수, 전문교수, 석좌교수 등 전임 이외 교원들이 증가하다보니 학교 구성원들 조차 정확한 교수 신분을 알지 못해서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KAIST 한 교수는 “지난 2001년에 관련 사실을 인지했다면 추후 전씨가 KAIST 교수를 사칭해서 언론활동을 하는 것을 막아야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으로 교내 비 전임 교원제도를 명확하게 운영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10년 KAIST 교원은 ▲전임교원 517명 ▲비전임383명 등 모두 900명(학부·대학원 포함)이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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