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구제역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방역활동에 매진했지만, 방역망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2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된 천안시 병천면 송정리의 젖소·한우농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결과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왔다.
이 농장은 충남에서 처음으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양성 판정이 나온 천안시 수신면 속창리 젖소농가에서 5㎞ 정도 거리에 있다.
이 농장에선 젖소 66마리, 한우 3마리 등 69마리의 소를 사육 중이며, 지난 2일 오후 7시쯤 1마리의 젖소에서 혀의 상피세포가 벗겨지고, 거품 섞인 침을 흘리는 등 전형적인 구제역 의심증상이 발견돼 농장주가 도 가축위생연구소에 신고했다.
도는 신고 접수 직후 해당 농장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결정했고,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살처분 범위를 농장 반경 500m 이내로 확대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운영하는 디지털 가축방역시스템 상에는 송정리 농가 반경 500m 내에 7곳(소333마리), 반경 3㎞ 내에는 18곳(6933마리의 우제류), 반경 10㎞ 내에는 319곳(4만7354마리)의 축산농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는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경계지역(반경 10㎞)를 이동제한 지역으로 설정하고, 경계지역 내에서 사육 중인 소 1만251마리(280농가)에 대해 구제역 예방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일 천안시 수신면 속창리 젖소농장에 이어 병천면 관성리의 돼지 농장이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3일 새벽에는 보령시 천북면 사호리의 소ㆍ돼지 사육농가가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도가 펼친 구제역 방역 활동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구제역이 세번째로 발생한 천안시 병천면 송정리 농가는 처음 발생된 천안시 수신면과 5㎞로, 방역대로 설정한 경계지역(10㎞) 내에 있어 이런 지적은 더 설득력을 얻는다.
여기에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은 보령시 천북면 농가의 경우 축산농가가 밀집한 축산단지여서 천안에 이어 보령에도 구제역이 확산될 소지가 있는 데다 국내 최대 축산지역인 인근 홍성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더이상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구제역이 발생한 천안과 보령은 물론, 홍성과 청양 등의 시ㆍ군 내 전 축산농가의 소에 대해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며 “돼지에 대한 백신 접종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최두선·천안=맹창호·보령=오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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