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충남도내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총 11건으로, 이 중 논산 부적면을 제외한 10건이 천안과 아산에 집중돼 있다.
2003년에는 천안 북면 1차례, 직산면 1차례 등 2차례 발생했고, 2004년에는 천안 풍세면과 직산면, 아산시 탕정면에서 각 1차례씩 AI가 발생했다. 2006년에는 아산 탕정에서 1차례, 2007년에는 천안 동면과 풍세면에서 각 1차례, 올해 천안 풍세에서 1차례 발생했다. 이처럼 천안·아산에 AI 발생이 집중된 것에 대해 도는 AI 매개체로 알려진 철새 도래지가 풍서천과 병천천, 아산만 등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이번에 AI가 발생한 천안시 풍세면 풍서리 종오리농장은 천안지역 최대 철새도래지인 풍서천과 1㎞ 정도 거리에 있다.
풍서천은 천 주변으로 농경지가 넓게 이어져 있고, 가장오리 등 수만마리의 다양한 철새들이 매년 찾고 있는 곳이다. 철새들은 먹잇감을 찾기 위해 일반 농가는 물론, 가금류 사육농장까지 수시로 찾아들고, AI를 옮기는 매개 중 하나인 분변까지 배설해 AI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게 방역당국 및 농가의 하소연이다.
지난 2006년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풍세면 용정리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발생하자 인근 풍서천에 서식하는 철새 분변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AI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8일 익산서 석탄동 만경강에 서식하는 청둥오리와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서산시 천수만 인근에서 폐사한 수리부엉이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돼 이 지역의 AI 감염 철새와 야생조류들이 풍세천과 병천천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천안ㆍ아산은 대규모 가금류 사육단지가 있는 지역으로, 차량과 사람이 빈번하게 출입하는 데다 사통팔달 교통망 때문에 방역작업이 애를 먹고 있다.
도 신용욱 가축방역담당은 “가금류 농장주들은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AI를 많이 겪으면서 축사 소독 등 농장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몸과 차량, 농기계, 옷 등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소홀한 게 사실”이라며 “농장주들의 보다 철저한 관리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신 담당은 또 “가금류 농장에 대한 효율적 방역을 위해 그물 등 그동안의 예방책에는 한계가 있다”며 “철새의 접근을 철저히 막는 방안 등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두선·천안=맹창호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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