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기돈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
우선 올해 경제성장은 지난해 6.1%보다 다소 낮은 5% 내외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4.2% 성장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처럼 우리는 다른 국가들보다 더 빠르게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얘기다.
이것은 경기회복에서 가장 중요한 소비와 투자가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즉, 소비는 경제전체 비중에서 약 60~70% 정도 차지하기 때문에 소비변화가 경제에서 매우 중요하다.
소비는 소득 여건이 개선되면서 4%대 증가가 예상되고 있으며, 경제전체 비중이 대략 15~20%를 차지하는 투자는 투자여건 개선으로 설비투자가 7% 내외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인해 고용이 늘어나 28만명 내외의 취업자가 증가해 고용률은 58.8%가 되고, 실업률은 3.5%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경제가 성장하면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이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해 2% 대에서 올해에는 3% 대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전망과는 다르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즉, 위험요소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정부의 예상이 제대로 실현될 지는 위험요소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위험스런 요인으로는 선진국 경제 회복세의 둔화 가능성, 유럽 재정위기 우려, 물가 변동성 확대, 급증하는 가계부채,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 등을 꼽을 수 있다. 세계 경제를 둔화시킬 요인들로 미국 고용 부진과 주택 경기 회복 지연, 재정지출 감축 계획 등에 정부는 주목하고 있다.
즉, 아직까지 세계경제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서는 세계경제의 회복이 쉽지 않으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는 당연히 이러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남유럽 재정위기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는 것도 문제다.
스페인의 경기회복이 남유럽 재정위기의 불씨가 꺼지느냐 확산되느냐의 핵심요인이다.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상황이 되면 그 규모는 3500억유로가 될 것으로 추정되며, 아일랜드(850억유로), 포르투갈(515억유로)에 비해 4~7배 큰 규모이기 때문이다. 즉, 스페인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유럽 전체가 늪에 빠질 수 있고 당연히 세계경제가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하반기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았던 환율 갈등은 올해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의 추가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신흥국의 강한 반발이 계속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신흥시장으로 지나치게 달러가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추가적으로 달러를 풀면 더 많은 달러가 주요 신흥국으로 유입되어 결국 신흥국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흥국, 유럽, 미국 경제가 서로 다른 정책 수단을 내걸고 있기 때문에 국제공조 보다는 갈등 요인이 훨씬 많은 것도 우리나라 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신흥국 인플레이션 중에서 가장 심각한 곳은 중국이다.
중국과의 교역 비중이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차이나플레이션(중국발 인플레이션)의 영향 때문에 중국물가상승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1%를 기록하며 28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6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9%였고, 중국정부가 억제선으로 정하고 있는 소비자물가지수가 3%란 것을 감안하면 5.1%는 엄청난 물가상승률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물가당국에 따르면 중국 물가가 1%포인트 올라갈 때 국내 수입물가는 0.64%포인트나 상승하고 이것이 다시 국내 소비자물가에는 0.06%포인트 정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국제 유가가 국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보다 세 배나 될 정도로 차이나플레이션의 영향력은 폭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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