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많은 자치구는 제설 자재를 연일 펑펑 뿌려대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이같은 일이 '그림의 떡'이다.
30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간선 및 지선도로를 포함한 전체 제설 구간은 모두 1810㎞에 달한다.
시 건설본부가 맡은 83㎞를 제외하면 구별 제설구간은 동구 320㎞, 중구 323㎞, 서구 381㎞, 유성구 405㎞, 대덕구 298㎞ 등이다. 하지만, 구별 담당구간은 엇비슷한 데 반해 제설 예산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성구는 올 한해 장비임차, 제설재료 구입 등에 1억 5500만 원이 편성돼 있다.
동구는 1억 3424만 원에 달하며 서구도 1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중구는 이들에 비해 제설 예산이 절반도 안 되는 5700만 원에 불과하다.
예산 차이는 제설자재 살포량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유성구는 지난달 29일 제설작업 때 염화칼슘 100t을 주요 도로에 살포했다.
유성구 관계자는 “하루에 염화칼슘 100t~120t가량을 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제설예산이 5개 구 가운데 가장 적은 중구는 30일 제설작업 시 염화칼슘을 고작 5t 살포하는 데 그쳤다.
중구 관계자는 “염화칼슘 비축량이 바닥이 나서 살포량이 적었다”며 “제설 예산이 적은 탓에 재난관리기금에서 예산을 빼서 사용하고 있으며 부족한 염화칼슘의 긴급 보충을 추진 중이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구는 염화용액, 모래, 소금 등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시민 눈높이에 맞는 제설작업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이날 출근시간 대 산성동, 안영동 등 지선도로에는 제설작업이 제때 안돼 자가용을 갖고 나온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제설 본예산이 6200만 원이었던 대덕구는 추경에서 제설관련 예산을 추가 확보해 가까스로 1억 원을 넘겼지만, 하루 15t 내외의 염화칼슘을 뿌리는 데 그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자치구 재정여건에 따라 예산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구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최근 시가 각 구청에 제설자재 구입비용 6000만 원씩을 긴급 지원했다”고 말했다. /강제일·임병안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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