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진 충청체신청장 |
미국의 경우 록펠러, 카네기의 기부 전통을 이어 빌 게이츠, 워런 버핏, 테드 터너 등 기존 기업가와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같은 젊은 억만장자들은 재산의 50%이상을 기부한다. 탐스 슈즈라는 신발회사는 한 켤레를 팔면 또 다른 한 켤레는 기부하는 형태로 이윤추구와 공익추구를 조화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많은 미국인들이 자신의 기능과 노력을 제공하는 자원봉사를 수시로 한다. 우리나라도 6·25전쟁 고아를 돕기 위해 설립된 월드비전을 1991년부터 지원하고 있고, 꽃동네·밥퍼나눔운동 등 많은 사회봉사단체의 활발한 활동과 유명 연예인 등의 손 큰 기부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봉사와 나눔의 문화가 보편화돼 있지 않고, 기부에 있어서도 잉여의 부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 안정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 '부의 대물림' 성향이 높다고 본다.
유대인인 빅터 프랭클 박사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이드 정신분석학을 뛰어 넘는 의미치료학을 창설했다. 그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화하고 기계화·자동화되므로 현대인은 고민과 권태에 빠지기 쉽고 실존적인 허무를 느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주장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책임감을 가지고 잠재돼 있는 삶의 의미를 실현해야 하며, 창조를 하거나 일을 함으로써 자연과 문화를 체험하거나 사람을 사랑함으로써 시련에 굴하지 않고 극복함으로써 삶의 의미에 다가갈 수 있다고 한다.
필자는 프랭클 박사가 제안한 두 번째 방법처럼 나눔과 봉사는 남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고 실존적인 허무를 극복하기 위한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이며, 기부와 나눔은 진정한 자유의사가 핵심이라고 믿는다. 자선은 남이 정한대로 하면 그 의미가 정치적·이념적으로 변질되기도 하고 개인적인 보람도 찾기 어렵다. 비록 적은 액수의 금액과 서툰 재능, 노력이라 하더라도 스스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분야에 원하는 방법으로 기부하거나 참여해야 한다.
11월초 음성 꽃동네에서 충청체신청 직원과 집배원 100명이 급식·청소·부식만들기·음악 및 마술공연 봉사활동을 했고 봉사자 모두가 많은 감사와 위안을 느꼈다. 꽃동네 오웅진 신부는 행동교정을 하는데 자기보다 못한 사람에게 봉사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하면서 노사분쟁이 심했던 조선업체 직원들이 부서별로 2박3일씩 봉사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는 법을 알게 됐고 원만한 노사관계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꽃동네 표지석에 새겨진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그것은 하느님의 축복이다'라는 경구처럼 먹고 살만 하고 건강하다면 크게 감사할 일이고 불우한 이웃과 나눌수록 그 기쁨은 커질 것이다.
이런 믿음을 가지고 우체국과 충청체신청도 꾸준히 사회공헌활동을 한다.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무의탁노인 등 불우이웃과 자매결·생활·장학금 지원, 한부모가정 자녀 의료비 지원, 연말연시 사랑나눔 봉사활동 등 연간 3억원을 지원하고 종사원들이 몸소 봉사를 실천해 오고 있다.
한 해를 보내며 더욱 체계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가능한 2011년 사회공헌활동을 구상해 보며 밝고 삶의 의미가 충만한 사회를 만드는데 작은 노력을 보태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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