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과 쪽방생활인들의 추모제가 열렸다.
빈들감리교회, 희망진료센터,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전충남지회는 25일 대전역 서광장 노래비 앞에서 100여명의 추모객들이 참여한 가운데 고인들의 넋을 기리는 ‘2010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쪽방생활인 추모제’를 개최했다. 추모예배와 추모제, 팥죽 나눔 행사로 나눠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1부 추모예배는 빈들감리교회 남재영 목사가 ‘노숙예수’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남재영 목사는 “이 땅에서 경제적, 심리적인 좌절과 사회의 차가운 외면 속에 한 많던 삶을 뒤로 돌아가신 분들이 이 땅에서는 보상받지 못한 평안을 천국에서나마 누리고 평화롭기를 빈다”고 말했다. 남 목사는 “2000년 전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님도 노숙의 자리에 오셨다”며 “오늘의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힘이 되어주는 것이 진정한 성탄의 뜻”이라고 말했다. 2부 추모제에서는 올해 사망자 명단 발표가 있었다. 희망진료센터에 따르면 올해 거리에서 사망한 노숙인이 11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진료센터 공동대표인 원용철 목사는 추도사에서 “매년 거리에서 외롭고 쓸쓸하게 죽어간 이들의 죽음은 사회의 폭력에 의해 희생된 억울한 죽음”이라며 “추모제에 참여한 우리가 비록 힘없고 가난하지만 서로 연대해 이런 억울한 죽음을 막아보자”고 말했다.
원 목사는 또 “이명박 정부가 사회복지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국가의 폭력”이라고 규정하고 “우리가 연대해 폭력에 저항하자”고 했다. 이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전충남지회 신현정 원장은 성명서에서 헌법에 보장된 인간답게 살 권리를 주장하며 정의사회 실현을 촉구했다. 신 원장은 “더 이상 거리에서 죽어가는 사람이 없도록 홈리스지원법 제정, 긴급주거지원, 의료지원,일자리정책 개선, 안정적인 주거지원사업에 정부와 지역사회당국이 적극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한성일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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