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간병노동자 시급은 2500원”

노동단체·진보정당 대책 촉구… 노동법 적용 못받아 복리후생도 열악

충남지역 노동단체와 진보 정당 등이 충남도에 간병노동자의 실태 파악 및 처우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남지역 간병노동자 노동기본권 실태조사팀은 23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남 간병노동자들의 현황과 관련해 실태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충남도에 유감을 표시한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실태조사팀에는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와 충남본부 여성위원회, 민주노동당ㆍ진보신당·사회당 충남도당, 충남노동인권센터와 천안돌봄사회서비스센터 등이 참여했다.

실태조사팀은 이날 “충남지역 2차, 3차 병원에 종사하는 81명의 간병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시간ㆍ저임금 노동,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병원의 필요에 따라 관리·통제를 받고 있지만, 책임과 비용부담 측면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간병업체 8곳 중 2곳은 직업안정법이 제한한 요금보다 많은 금액을 (상조)회비로 납부하고 있고, 교육비·의료비·입회비 등 모든 비용을 간병노동자들이 부담하고 있다”고 조사결과를 소개했다.

실태조사팀은 또 “간병노동자들은 보통 1일 24시간 간병 시 6만 원의 간병료를 환자로부터 받고 있었다”며 “이 금액은 식대, 교통비가 모두 포함된 것으로 시급으로 계산하면 2500원으로 올해 최저임금(4110 원)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적게는 1주일 치, 많게는 한달 분의 간병료마저 받지 못한 경우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법조차 적용받지 못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간병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황을 전했다.

실태조사팀은 “간병노동을 수행하면서 77.4%가 관절염, 60.4%가 허리통증을 호소하고 있고, 하지정맥류, 골절, 환자로부터 병균 감염 등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다”며 “탈의실, 휴게실도 없어 화장실에서 작업복을 갈아입는 등 복리후생도 열악하다”고 밝혔다.

실태조사팀은 “책임보험과 상해보험 가입률은 적어 환자나 본인 피해 발생 시 고스란히 간병노동자들이 책임을 떠안고 있으며, 노동법조차 적용받지 못해 4대보험 가입대상에도 제외되는 등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