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목소리로 뜨거운 우정 노래 '감동의 하모니'

한 목소리로 뜨거운 우정 노래 '감동의 하모니'

대전-고마쓰 우호친선협회 주최- 韓日 친선교류현장을 찾아서…

  • 승인 2010-12-23 14:20
  • 신문게재 2010-12-24 13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한일(대전ㆍ고마쓰)우호친선협회(회장 박중근)가 주최하고 대전중구문화원(원장 조성남 본사 주필)이 주관한 한일친선교류현장을 동행취재했다. 대전중구여성합창단(지휘자 강항구)과 대전중구무지개소년소녀합창단(지휘자 고석우)이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일본 고마쓰시(日本 小松市) 시민센터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치고 돌아왔다. 일본 고마쓰시에서 열린 공연은 고마쓰시합창협회(회장 야마모토 구니)와 고마쓰시ㆍ 대전우호친선협회(회장 마스모토 스스무. 고마쓰시 음악협회회장, 노루모초등학교 교장)가 주최하고 고마쓰시(시장 와다 신지)와 고마쓰시교육위원회(교육장 요시다 요조), 고마쓰시음악협회(회장 다나까 데스오미), 고마쓰시문화협회가 후원했다. 이에 동행취재 현장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노덕일, 김성기 대전·고마쓰 우호친선협회 설립자와의 인연으로 대전과 35년째 우정을 나누고 있는 일본 고마쓰시는 혼슈의 가운데에 위치한 이시카와현에 속한 인구 10만명의 도시다. 117만 인구의 이시카와현은 현청소재지인 가나자와시에 정부기관과 금융, 기업 등 중핵기능이 집중돼 있다.

이시카와현에는 일본의 3대 명산으로 손꼽히는 하쿠산(일명 白山)이 있고 실크와 중장비, 금박으로 유명한 곳이다. 가나자와(澤)는 문화와 역사의 도시이고 막부시대에 지은 가나자와성이 잘 보존돼 있다.

특히 겸육원으로 불리는 '겐로쿠엔'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정원으로 일본 특유의 정원문화를 맛볼 수 있는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330년전 조성된 이 정원은 6개의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공예산업과 방직공장이 유명한 이 곳은 기후가 온화한데다 온천이 많아 휴양지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시카와현 8선 의원인 요시다 전 현의회 의장과 노덕일 한국관악협회 회장, 김성기 전 비엔나악기 사장이 의기투합해 창설한 한일우호친선협회가 올해로 35년째를 맞았다.

한일우호친선협회는 일본어 통역을 도맡아 해온 김성기 회장이 초대 회장, 일본과의 교류 산파 역할을 한 산증인인 노덕일 한국관악협회회장이 제2대 회장을 지냈고 지금은 제3대 박중근 회장이 노덕일 전 회장, 김성기 전 회장과 함께 왕성하게 활동중이다.

#고마쓰시청과 교육청 방문

일본 입국 첫날 김성기 초대 회장과 노덕일 2대 회장, 박중근 3대 회장과 이번 방문단 단장인 조성남 중구문화원장, 최창희 중구문화원 사무국장, 필자가 고마쓰시청측의 초대를 받았다.

일행을 반갑게 접견한 와다 시장은 “안녕하십니까.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고마쓰와 대전간의 우정이 35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올해는 고마쓰시 탄생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70년 가운데 35년을 교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무지개합창단과 여성합창단이 고마쓰시를 방문 연주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고마쓰시 전체 예산 중 20%를 교육 문화예술 분야에 쓸 정도로 문화예술에 조예가 깊고 애정이 많은 와다 시장은 “한국 합창단과 일본 합창단의 합동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조성남 단장은 와다 시장의 환영사에 대한 답례로 “대전과 고마쓰시는 음악과 교육을 통한 교류로 형제와 같은 우정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런 만남을 주선해주신 한일우호친선협회 회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고마쓰시 창립 70주년을 축하한다”고 답했다.

와다 시장은 “한국 드라마인 '이산'과 '대물' 등을 즐겨보고 있고 대조영과 주몽도 즐겨봤다”며 “고마쓰시는 가부끼 연극 등 문화가 발달해 있고 시민 전체가 노래를 즐겨 부르는 예능인이며, 공기 맑고 물 맑은 도시이고 포클레인 중장비 등 철근과 실크와 도자기로 유명한 곳”이라고 소개했다.

와다 시장에 이어 접견한 요조 요시다 고마쓰시 교육장은 “그동안 고마쓰와 대전시는 35년이란 세월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날들을 만나고 사귀어왔다”며 “고마쓰시는 관악기 연주가 활발한 도시이고 이시카와 중고등학생들은 전국대회에서도 여러번 1등상을 탔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렇게 음악이 발전된 것은 마쓰모토 교장선생님같은 훌륭한 리더가 계시고 지도자와 학생들이 열심히 하면서 한국과의 교류로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었던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요시다 교육장은 “음악은 국경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대전과 고마쓰가 학생들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발전해나가길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연주회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가장 길게 가장 크게 박수를 보내고 연주자들을 격려했던 요시다 교육장은 한국 손님들에 대한 예의와 친절로 감동을 주었다.

조성남 단장은 “대전과 고마쓰시가 35년동안 음악을 통한 교류로 형제와 같은 우애를 다진 것은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음악을 통한 국제교류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의미가 큰 만큼 양국의 교류에 이번 합창공연이 더 깊은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요시다 교육장실 벽면에는 '매월 23일은 독서의 날'이라고 적힌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일본은 4월23일을 어린이 독서 날로 정해 책을 읽히고 있는데 고마쓰시는 고마쓰시교육위원회에서 활자문화진흥법을 통과시킨 이래 학생들에게 매월 23일을 책 읽는 날로 정해놓고 책을 읽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리셉션 현장

'보리밭~사잇길로~걸어가면…'

일본 고마쓰시내 취방회관에서 열린 리셉션 현장에서 한국노래 보리밭이 울려퍼지고 있다. 고마쓰·대전 친선우호협회 마쓰모토 회장이 직접 피아노 반주하며 부르는 노래다. 마쓰모토 회장은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에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만~ 형제 떠난 부산항에 갈매기만 슬피 우네~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목매어 불러봐도 대답없는 내 형제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운 내 형제여~'를 열창하기 시작했다. '당신과 나 사이에 저 바다가 없었다면~' 마쓰모토 회장의 한국 노래 메들리송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고마쓰 친선우호협회 박중근 회장은 마쓰모토 회장이 좋아한다는 한국 가곡 '고향의 노래'로, 강항구 대전중구여성합창단 지휘자는 '오 솔레미오'로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고마쓰와 대전의 35년간 교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온 일본 여류 사진작가가 이 자리에 참석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전중구여성합창단과 일본 고마쓰 교사합창단원들이 함께 무대에 나와 '고향의 봄'을 열창할 때 관객들도 모두 손에 손을 잡고 아름다운 하모니로 고마쓰의 밤을 물들게 했다. 고마쓰시의 유명한 색소폰 연주자는 우리 민요 '백도라지'를 연주해 한국민들을 감동시켰다.

마쓰모토 일한친선우호협회장은 “대전과 고마쓰가 35년전 청소년교향악단 연주를 통해 음악교류를 하게 된 것은 여러 문제들을 극복하고 교류의 길을 열어주신 여러분들 덕분이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지금 우리들은 이 순간의 기쁜 느낌을 세대에 이어나가는게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쓰모토 회장은 “내일 연주때 일본과 한국이 같이 부르게 될 '고향의 노래'는 나에게는 대단히 의미있는 노래”라며 “청소년교향악단 연주때 대전에서 소개받은 이 곡은 맑고 아름답고 훌륭한 가곡”이라고 말했다. 마쓰모토 회장은 또 “고마쓰 합창단과 대전 합창단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조성남 단장은 “대전과 고마쓰시는 35년 동안 음악과 교육을 통한 교류로 형제와 같은 정을 나누고 양국의 친선과 교류로 세계적인 모범사례를 만들어왔다”고 말했다. 조 단장은 “정보화, 국제화가 날로 가속화하는 흐름 속에서 대전과 고마쓰시의 교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대전중구여성합창단과 무지개소년소녀합창단 공연이 한일 양국 문화교류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기대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고마쓰시 모리 부시장은 “아름다운 여성합창단과 예쁘고 귀여운 무지개합창단 여러분이 고마쓰시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에 공연해주셔서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리 부시장은 또 “한일양국 연합 합창단이 매우 아름다운 연주회를 통해 양 도시의 친선 우호가 보다 일층 두터워지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대전시와 고마쓰시 우호친선협회가 보다 좋은 교류를 통해 우의가 더 돈독해지고 날로 발전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고마쓰시 시민센터 공연 현장

고운 한복으로 단장한 대전중구여성합창단원들은 강항구 지휘자(당진군립합창단 부지휘자, 청운대 방송음악과 겸임교수)와 김지은 반주자의 인도 아래 '두껍아','눈','세노야', '그리운 금강산'으로 막을 열었다. 4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여성합창단원들의 열정에 객석이 숙연해지는 순간이었다.

이어 고석우 지휘자(필로스콰이어 상임지휘, 유성하나더리틀싱어즈 상임지휘)와 남혜민 반주자의 인솔로 예쁜 전통한복을 차려 입은 대전중구무지개소년소녀합창단이 한국민요 '방아소리'와 '다듬이소리', '얼레꼴레'를 선보이자 일본 관객들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테너 강항구 지휘자와 바리톤 박중근 회장이 정지용시, 김희갑 작곡 '향수'를 부르자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어 말쑥한 정장 단복으로 갈아입은 대전중구무지개소년소녀합창단이 뮤지컬 곡을 부르며 댄스와 노래로 발랄함과 깜찍함을 보여주고 대전중구여성합창단은 일본 노래 세 곡을 연주해 관객들의 박수세례를 받았다.

고마쓰시 합창협회 혼성합창단원들도 세 곡의 멋진 합창곡 화음을 들려줬고, 마지막 무대에서는 대전중구여성합창단과 무지개소년소녀합창단, 고마쓰시 합창협회 혼성합창단원들 모두가 함께 일본 곡과 한국 곡 '고향의 노래'를 합동연주하며 멋진 감동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연주회장에서 기타무라 고마쓰·대전우호친선협회 이사장은 “아이들이 너무나 발랄하고 귀엽다”며 “고등학교때 관악합주단으로 대전에 다녀온 뒤 매년 대전을 찾으며 우호와 친선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마쓰 현립고등학교 음악 교사인 기타무라 이사장은 “이번 연주를 통해 대전과 고마쓰의 우정은 더욱더 깊어질 것이라 생각한다”며 “초청하고 초청받는 양국 관계를 통해 앞으로의 한일 역사가 훨씬 더 길게 이어지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노래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예쁘고 좋다는 생각을 했다”며 “노래하는 시간이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기타무라 이사장은 “노래하면 건강해지고 즐거워진다”며 “내후년 봄 대전에서의 연주때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연합합창단 지휘를 마치고 무대에서 내려온 강항구 지휘자는 “너무들 훌륭하게 잘해주셔서 뿌듯하고 기분 좋다”며 “어느 분이 중구여성합창단 노래를 들으며 그대로 천국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감사한 말씀을 해주셨다”고 소개했다. 강 지휘자는 또 “고마쓰 시민들은 정말 질서정연하고 박수도 정확하게 치는 모습에서 감명을 받았다”며 “이 곳에서 이런 멋진 연주를 할 수 있게 해주신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무지개 소년소녀합창단원들과 마찬가지로 고운 한복을 입고 멋진 지휘로 한국남성의 매력적인 자태를 뽐낸 고석우 지휘자는 “합창이란 화음과 배려, 마음을 나누는 것인데 일본 시민들과 한국 시민들이 함께 하모니를 이뤄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고 지휘자는 “아이들에게도 일본 초등학교 어린이합창단과 화합해 하모니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참으로 소중하고 귀한 체험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9일자 북국신문(일요일에도 32면이 발행되는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의 가장 큰 일간지) 25면에는 '노래로 연결되는 교류의 고리'-한국 대전시합창단 고마쓰에서 연주해'라는 제목의 2단 기사가 실렸다. 고마쓰시에 체재하고 있는 한국 대전시 합창단의 친선연주회(북국신문 후원)는 고마쓰시민센터에서 방청객 약 5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한국의 민요나 클래식의 합창에 관객들이 경청하며 몰입해서 들었다는 내용이다.

민족의상의 치마저고리와 바지저고리를 입은 대전시중구여성합창단과 중구무지개소년소녀합창단이 '그리운 금강산', '방아타령' 등을 정감있게 노래했고 고마쓰시 합창협회 혼성합창단도 환영의 노래를 불렀다는 기사다. 연주회 피날레에서는 양 시의 합창단과 고마쓰 주니어 코러스가 '고향의 노래'를 합창해서 끝없는 교류를 맹세했다고 적고 있다. 가나자와에 본사를 둔 북국신문은 32면 올컬러에 1면 하단 광고가 책광고인 점이 인상적이다.

# 윤봉길 의사 순국 기념비 방문

일본 고마쓰시에는 요시다 현의회 전 의장을 비롯한 몇몇 뜻 있는 일본인들이 성금을 모아 건립한 윤봉길 의사 순국 기념비가 있다.

윤 의사의 의거는 전 세계에 전해져 일본의 침략의지를 밝혔고 독립투쟁 총궐기의 도화선이 됐다. 요시다 전 현의회 의장이 한일우호친선협회 회장을 하면서 한국에 대한 지극한 애정으로 윤 의사의 유골을 찾기 시작했다. 요시다 회장과 측근들은 각자 돈을 추렴해 윤 의사의 유골을 발굴해 냈고 윤 의사의 업적을 기려 기념탑까지 세우기에 이르렀다. 방문단은 윤 의사 순국 기념비앞에서 묵념하며 한일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35년 동안 요시다 회장과 깊은 우정을 나눠온 노덕일 전 회장은 “친한파인 요시다 회장은 일본 왜곡 교과서 문제 해결도 적극 도와주시고 한국과 관련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 후원해주신다”며 “행정적, 재정적 지원 하나 없는 자생단체가 35년간 이렇게 일본과 교류하는 것은 한국 최초이고 유일하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요시다 초대 회장을 비롯한 고마쓰현립고등학교 음악교사이자 밴드부 감독인 기타무라 고마쓰 대전우호친선협회 이사장, 고마쓰 공업고등학교 수학교사인 아이바 다카유키 고마쓰·대전 우호친선협회 사무국장, 사이토 오사무 고마쓰·대전우호친선협회 이사 등은 한국 일행이 고마쓰공항을 떠나는 순간까지 배웅해주며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한일간의 친선과 우정이 훈훈하고 깊게 무르익어가는 현장이었다./일본 고마쓰시=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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