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은희 대전 서구건강체련관장 |
올해 보건복지부에서 1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진행된 587개 사업 중 정신질환자와 관련된 사업은 2개 사업 뿐이다.
2009년 춘계정신보건사회복지학회에서 정신보건영역의 사회서비스 도입에 관한 주제발표를 하는 등 지역사회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정신보건영역에는 지역사회서비스사업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2011년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서비스 방향은 10대 유망사회서비스를 집중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잠재수요가 크지만 공급이 부족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로서 산업화 가능성이 높은 10대 유망사회서비스를 선정하여 향후 중점 투자하겠다는 것이 계획이다.
다행스럽게도 주의력결핍과잉행동(ADHD)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문제행동아동조기개입서비스'와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신장애인 토털케어서비스'가 2011년 10대 유망사회서비스에 선정되었다. 특히 정신장애인 토털케어서비스는 2007년 8월부터 대전시에서만 시행된 사업으로 시범사업 성격이 강하다.
2007년 8월에서 올해 8월까지 시의 정신장애인 토털케어서비스 추진성과를 보면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3년동안 총 24억5800만원을 투입하여 연평균 1645명의 정신질환자가 서비스를 받았으며, 평균 59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신장애인 토털케어서비스 사업의 성과에서 가장 큰 의의를 찾는다면 이용자의 입장에서 입원하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자원을 확충했다는 점이다.
지자체의 입장에서는 열악한 지방재정에도 불구하고 의료급여 비용 중 30%가 정신과질환자 의료급여비용으로 소요되고 있는데, 정신장애인 토털케어서비스가 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입장에서는 매년 등록정신장애인과 정신질환자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OECD 국가 중 사망률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살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또 하나의 유효한 정책수단을 확보했다는 점에 정신장애인 토털케어에 의의가 있다.
물론 지역사회서비스가 제반 문제를 해결하고 정신질환자의 회복과 지역사회생활을 돕는 유일한 대안일 수는 없다.
그러나 사회에서 가장 그늘진 곳에서, 가장 극심한 편견속에서 도움의 손길도 뻗칠수 없었던 그들에게 귀찮을 정도로 찾아가서 그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희망과 빛으로 그들 곁을 비춰줄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지역사회서비스 정신장애인 토털케어서비스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이제 지역사회서비스가 정신보건영역에도 도입되어 확산되는 대세를 막을 수 있는 명분은 없다. 다만 관련부처나 관계기관에서는 이해관계를 둘러싼 갈등이나 문제를 어떻게 발전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정신보건영역의 전문가, 정책관계자 그리고 관련자는 누구를 위해 종을 울려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가슴에 품고 간다면, 우리나라 정신보건영역의 발전을 앞당기는데 큰 일조를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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