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이교(無言而敎).
인성교육의 방향을 이 보다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이 또 있을까.
말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성교육. 그것은 백마디 말보다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바른품성 교육현장마다 실천을 강조한다.
하지만 과연 실천의 중심에는 학생 스스로 판단에 의해 이뤄진 게 있을까?
이 물음은 일선 교육현장에서 고민아닌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만큼 인성교육이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겠다.
“인성교육, 웃어른 공경하고, 질서 잘지키고, 알아서 봉사하고 뭐 그러면 되는 거 아닌가요!”
말이야 쉽지 행동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인데 어찌 어렵지 않을까 싶다.
말로하는 배려, 말로하는 나눔, 말로하는 바른품성은 더 이상 필요없다.
말이 아닌 행동을 실천하는 바른품성 함양만이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보다 행동. 무언이교(無言而敎)로 학생들에게 바른품성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이끌고 있는 한정초등학교(교장 김정호)의 실천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바른품성 5운동을 살펴본다.
우선 한정초의 바른품성은 지식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실천중심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럽게 내면화를 통한 실천을 이끄는데 있다.
칭찬은 학교뿐만 아니라 각 가정으로도 적극 알려진다. 칭찬받은 학생은 학교 알리미 서비스를 통해 학부모에게 칭찬내용을 알려주는 등 학생의 학교생활을 가정과 연계해 생활속에서 인성교육은 다진다.
학급별로도 칭찬릴레이를 진행,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 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친구간 우정을 쌓아가도록 하고 있다.
▲질서= 이 학교의 질서지키기는 자전거를 타면서 필요성을 느끼고 질서는 지켜야 함을 알아 간다.
올해 당진군 자전거타기 시범학교로 지정된 한정초는 모두 41대의 자전거를 구입, 질서지키기 교육활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질서의 중요성과 함께 저탄소 녹색성장운동까지 동참하는 자전거 타기는 안전사고 예방과 더불어 질서의식의 생활화를 유도하고 있다.
▲공경= 이 학교 학생들의 공경정신은 마음나누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학생들은 사랑의 편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바른품성 실천프로그램중 하나인 사랑의 편지는 부모님은 물론, 스승, 지역사회로 보내져 아이들의 훈훈한 마음을 읽는다.
사랑의 편지는 보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앞서 밝혔듯이 무언이교(無言而敎)라고 했지 않던가. 아이들의 마음씀씀이에 대해 어른들도 답을 해준다. 감사와 공경, 사랑이 어우러진 한 통의 편지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이기도 하다.
▲봉사= 이 학교 학생들의 봉사활동은 그렇게 거창한 것은 아니다. 학교 인근의 노인정을 찾아 할머니, 할아버지와 잠깐의 시간일지라도 흥겹게 보내는 게 전부다.
어린이들의 재롱에 웃음꽃이 활짝 핀 노인정 어른들을 보면서 학생들은 웃어른에 대한 공경과 봉사는 하나임을 알아간다.
▲내고장 사랑 나라사랑= 한정초 학생들의 나라사랑은 작은 실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집집마다 국기를 달아야하는 국경일엔 학생들이 마을을 돌며 태극기를 직접 달아주면서 국기게양 홍보도 한다. 학부모들도 학생들의 이런 활동에 적극 나서 학구내 마을회관을 방문해 국기를 다는 방법과 목적에 대해 홍보를 해주는가 하면 태극기가 준비돼 있지 않는 가정에 대해서는 태극기를 무료로 나눠져 솔선수범의 본보기를 보여준다.
역시 이 활동에는 학생들과 함께 학부모들도 동참한다.
삽교호 방파제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주우며 학생들은 나혼자의 작은 실천이 모여 내고장을 아름답게 지켜낼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는다.
▲한정초는?
비록 규모면에서 작은 학교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도심의 큰 학교보다 더 알찬학교다.
지난 2001년 당진교육청 지정 효교육 시범학교 운영에서 부터 올해 충남교육청의 바른품성 5운동 자율시범학교 등 일찍이 나눔을 알고 배려를 아는 인성학교이기 때문이다. /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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