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봉]아이비리그가 원하는 인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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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봉]아이비리그가 원하는 인간형

[시사에세이]유제봉 국제로타리3680지구 전 총재

  • 승인 2010-12-20 14:24
  • 신문게재 2010-12-21 20면
  • 유제봉 국제로타리 3680지구 전 총재유제봉 국제로타리 3680지구 전 총재
수능시험이 끝나자 각 대학들의 입시전형이 본격적으로 치러지고 있다. 과거에는 전국의 대입 수험생들이 한 날 한시에 같은 시험을 치러 자신의 서열을 확인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른바 대입학력고사다. 이 시험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수석합격자들은 매년 신문 사회면에 등장했고 특별한 공부 방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과외는 받지 않았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고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했다” 라며 그들은 항상 똑같은 대답을 한다.

▲ 유제봉 국제로타리3680지구 전 총재
▲ 유제봉 국제로타리3680지구 전 총재
매년 이 같은 합격자들의 소감은 결국 공부에는 특별한 비법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셈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그들도 평범한 학생들은 아니었다. 특별하지도 않은 공부 방법으로 보통사람들은 꿈도 못 꾸는 결과를 얻었으니 말이다.

이제 세상은 바뀌었다.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변화에 따라 대입학력고사는 수능시험으로 대체됐다. 그리고 단지 수능에서 최고점수를 얻었다는 이유로 매스컴에 등장하는 일은 거의 없다. 복잡한 입시제도는 누가 진정한 공부의 최강자임을 판별하는 일 자체를 어렵게 만들었다. 대신 그 자리에 새로운 스타들이 등장했다. 바로 미국 유명대학인 아이비리그에 당당히 입성한 우리나라 토종학생들이다.

아이비리그(Ivy League)란 미국 북동부에 있는 하버드·예일·컬럼비아·프린스턴·펜실베이니아·코넬·다트머스·브라운 등 8개 사립대학이 1954년에 이 아이비리그에 가맹되어 있다. 학교 건물을 덮고 있는 건물외벽에 아이비(Ivy·담쟁이)가 많이 올라와 역사와 전통이 깊음을 의미한다하여 아이비리그로 상징되며 고도의 학문실적, 사회적 위신으로 명성이 높다.

이 대학들은 한결 같이 공부만 잘하는 수재들이 아니다. 우선 외국어에 능통해야하고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거기에 예술과 스포츠에도 재능과 관심이 있다면 금상첨화다. 다시 말해서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나 부단한 자기노력 끝에 일구어낸 뛰어난 재주 한 가지만 보유하고 있어도 이들이 바로 아이비리그가 원하는 인간형이다.

공부 9단 오기 10단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사학 모 고교 출신 P학생은 이 학교를 2년 만에 졸업한 장래가 촉망되는 수재다. 그는 불과 17세의 나이에 하버드 등 미국 명문대학 10곳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아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다. 그런 그도 중학시절에는 집단 따돌림으로 학교가기를 꺼렸다. 수학성적도 뒤처진 쪽으로 분류되었고 어학은 영어에 능통한 학생들이 득실대는 공부벌레들 속에서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맨 하위그룹에 맴돌았다고 한다.

그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오기와 열정' 이었다. 모자라는 부분을 포기하지 않고 집중적으로 학습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는 것이다. 잘 나가는 학생의 특징은 모자라는 콤플렉스를 정확히 자극해서 잠재해 있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데 있다. P학생의 경우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수재였다. 다만 가끔씩 비슷한 수준의 동료들에 비해 다소 뒤처지는 가벼운 시련이 있었을 뿐이다. 그렇게 보면 이들은 시대에 맞게 포장을 바꾼 예전의 그 수석합격자들과 다를 바가 없다.

이 시점에서 수험생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것은, 고액 과외를 서슴지 않으며 오로지 점수 따기 경쟁을 위한 시험요령에만 능통하고 정규학습을 게을리 한다면 기대한 만큼의 실력향상은 일구어내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어느 누구든 어떤 한계를 극복하기위해 집착하기 보다는 주어진 목표를 향한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오기와 열정을 쏟아내는 학생이 더 많은 것을 이루어 낸다. 이제 총 정리에 몰입해서 적어도 한번 해봐야겠다는 의욕만이라도 생기는 동기부여를 가진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다.

지금 세계의 지식판도는 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인재보다 똑바른 한가지의 달인을 더 요구하는 인재 발굴 구도로 바뀌어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아이비리그가 원하는 인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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