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봉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력관 |
최영란 무용단은 공연단체 집중육성지원사업으로 대전시와 문화재단에서 지난해부터 지원을 받아 활동 중이다. 이 생활 전통무용단은 이 단체를 모체로 해 탄생한 신생 아마추어 춤 조직이다. 공연장 집중육성 지원사업은 예술단체의 전문성을 높이고 안정적 운영을 위한 사업이다. 이 단체는 공연장 집중육성지원이 버전업되어 작년부터 시작된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에 포함된 지역주민 커뮤니티 활동을 곁눈질해 자신들도 사업을 새롭게 변형한 것이다.
대표인 최영란 교수는 일주일 에 한번 아침 반과 저녁 반으로 나누어서 자신이 재직 중인 목원대로 이들을 끌어들여 1년을 조용히 가르쳐 왔다. 부족한 지원금을 쪼개서 운영하여 왔고 나머지는 자원봉사 격인 것이다. 이들도 그것이 고마웠는지 가령 오밤중인 밤 9시에 모이세요 하면 거침없이 전원 출석형식으로 다 모일정도 기동력이 대단하다. 전원이 그의 지도력에 반하여 그의 미학적인 울타리로 신분고하를 막론하고 거침없이 도열하여 섰던 것이다.
드디어 일 년을 갈고 닦은 결과를 12월 9일 드러내었다. 홍살풀이, 한밭장터, 선비춤, 부채춤등 총9개 전통공연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문화리더의 강력한 지휘아래 다듬어진 기량을 처음으로 수줍게 대중 앞에 펼친 것이다. 공연 순간 순간 그들은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물이 흐르고 그간 일 년간의 고생한 이야기가 자신들의 가슴속에서 오버랩됐을 것이다.
삶에 대한 욕망, 이루지 못함으로 부터 오는 스트레스, 좌절감, 세상살이 속에서 만나는 분노들, 매끄럽지 못한 우여곡절들을 가슴에 안고 새벽공기를 가르며 컴컴한 저녁에 달려오곤 했다. 그들은 이날의 작품 속에서 이런 세상살이의 고달픔을 절대적 예술의 경지로 포용되고 융합되고 예술로 승화되어 그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잡아서 더 높은 언덕으로 뛰어 올라간 것이다. “자! 가자! 올라가자 더 높은 곳으로…. 이들이 올라간 그 자리에서 가족들은 전부 나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엄마와 아버지의 움직임을 침을 꼴깍 넘기면서 지켜보고 함께 감동하고 있는 것이다. 열정어린 문화운동가에 의해서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고결한 예술의 절대적 세계관으로 구현한 문화현장이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부채춤을 추다가 부채를 놓쳤다고 하면서 마냥 아쉬워했지만 그 자체가 아름답다. 지역의 문화현장은 정말 서울하고는 다르다. 지역주민들의 결속력도 대단하고 공연을 하면 바로 소문이 돌아서 자신들을 나타내는 데 최고다. 매슬로우의 인간욕구의 다섯단계 중 맨 상위단계가 자기표현 욕구다.
그 욕구를 충족하는 데 좋은 곳이 바로 지역이다. 서울은 표현행위를 하더라도 바다 속에 한 바가지의 물에 비유할 수 있다면 지역은 한 바가지의 물은 한정된 범위에서 금방 확인이 가능하다. 필자는 그날 시민들의 전통공연무대 앞에서 시민들의 삶의 애환들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되어 꽃피워내는 지를 감동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정말 대전시민들은 경이롭다. 앞으로 대전 문화예술 발전의 근간을 이루는 이런 아마추어 문화집단의 무수한 생성을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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