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방향이고, 청정개발 체제, 공동 이행, 배출권 거래제로 이뤄진 교토 메커니즘과도 맞다. '돈으로 탄소배출권 사면 환경 오염도 괜찮다'라는 착각은 당연히 금물이다. 클라그의 머리에 한번 대전시 3000만 그루, 광주시 1000만 그루 조성사업을 넣으면 나무의 탄소 상쇄 효과에 급브레이크가 걸리지만 쩔쩔맬 건 없다. 나무가 죽으면 탄소가 방출되니 '사후관리' 잘하라는 조언으로 고쳐 들으면 그뿐이다.
'환경'엔 위선이 허다하다. 탄소발자국을 마구 찍으며 태양광 집열판을 부착한 넥타이로 휴대폰을 충전한다면 그건 쇼다. 장거리 비행기 여행 1회에 1인당 이산화탄소 2.5t이 나온다면 자동차 1만5000㎞ 주행과 맞먹는다(우리 국민 1인당 연간 탄소 배출량은 2.6t). 자동차도 탄소 품목의 초점이다. 승용차 등교생을 260명→50명 선으로 확 줄인 예산여중(환경교육부문 최우수상)의 사례가 작지만 큰 실천인 이유다. '4륜구동 차로 아이 학교 데려다주기'는 클라그도 환경 피해 사례로 지목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온실가스 감축, 기업의 에너지 효율에 시민의 생활 속 실천까지 가미되면 3박자가 완성된다. 쉬운 데서부터 찾기. 지역 제철 생산물을 먹어도 탄소 저감이다. 환경운동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자연보호동구협의회의 새집 달아주기, 물 지키기 같은 환경 지킴이 구실이 번드레한 생태논리보다 우위에 있다. 수상기관 공적에서 찾은 공통점은 '자연의 평화 없이 세계평화 없다'는 엄청난 대명제가 아닌, 사소한 힘들이 모인 상의상관(相依相關) 정신이었다.
저탄소는 수단이니 목적화하지 말라는 것 또한 클라그에서 구한 유용한 충고다. 짠맛이 더 이상 안 날 때 간장 대신 설탕을 넣는다. 반대의 것으로 맛을 강하게 하는 소스 제조 비법이다. 사랑에, 환경에 요구되는 마인드는 때때로 이와 같다. 경제와 생태, 정치와 생태는 배척 개념이 아닌 것이다. 환경과 친한 '에코 프렌들리'로 지역사회와 네트워크를 쌓으면서 한 발짝씩 다가가자. 경우에 따라 환경 문제 '도깨비'를 양산한다고 오해 사더라도 꼭 해야 할 일이다. 시상식을 지켜본 소감이다./최충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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