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밖]금강환경대상과 어떤 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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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밖]금강환경대상과 어떤 생태학

  • 승인 2010-12-15 15:46
  • 신문게재 2010-12-16 21면
  • 최충식 논설위원최충식 논설위원
“언론 매체 덕분에 환경운동의 새로운 도깨비가 생겨났다.” 브라이언 클라그가 ‘괴짜생태학’에서 내보인 불온한 속살들은 삐딱하다. 환경 문제를 패턴 의존 성향에서 비롯된 패턴 찾기로 본다. 그런데 편견에 기울어진 우리가 더 삐딱함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가 까발리려는 것은 ‘무늬만 녹색인 겉치레’, ‘잘 봐주어도 낭만적인 공상’, ‘최악의 경우 위험한 거짓말’들이다.


일례로, 이산화탄소가 환경의 유일한 척도여서 생긴 혼란은 새겨들을 만하다. 문제는 어쨌든 탄소다. 한동안 그럴 테지만 이번 제7회 금강환경대상(중도일보·금강유역환경청 공동 주최)의 주제어도 단연 '탄소'였다. 심사평에 빈출하는 표현도 '저탄소 녹색성장'이며 '녹색성장 패러다임'이다. 대상에 빛나는 대덕구뿐만 아니라 상당수 지자체가 온실가스를 줄이는 탄소포인트에 구체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좋은 방향이고, 청정개발 체제, 공동 이행, 배출권 거래제로 이뤄진 교토 메커니즘과도 맞다. '돈으로 탄소배출권 사면 환경 오염도 괜찮다'라는 착각은 당연히 금물이다. 클라그의 머리에 한번 대전시 3000만 그루, 광주시 1000만 그루 조성사업을 넣으면 나무의 탄소 상쇄 효과에 급브레이크가 걸리지만 쩔쩔맬 건 없다. 나무가 죽으면 탄소가 방출되니 '사후관리' 잘하라는 조언으로 고쳐 들으면 그뿐이다.

'환경'엔 위선이 허다하다. 탄소발자국을 마구 찍으며 태양광 집열판을 부착한 넥타이로 휴대폰을 충전한다면 그건 쇼다. 장거리 비행기 여행 1회에 1인당 이산화탄소 2.5t이 나온다면 자동차 1만5000㎞ 주행과 맞먹는다(우리 국민 1인당 연간 탄소 배출량은 2.6t). 자동차도 탄소 품목의 초점이다. 승용차 등교생을 260명→50명 선으로 확 줄인 예산여중(환경교육부문 최우수상)의 사례가 작지만 큰 실천인 이유다. '4륜구동 차로 아이 학교 데려다주기'는 클라그도 환경 피해 사례로 지목했다.

오해도 환경에 실재한다. 바이오연료 역시 '카본 오프셋(탄소 상쇄)' 관점에서야 그렇지 이걸 생산하자면 에너지와 물 소비, 탄소 배출은 불가피하다. 그러고 보니 환경기술부문 최우수상 수상 기업인 천안 소재 (주)상승글로벌의 무동력인 바람만으로 수질을 정화하는 녹색 기술은 돋보인다. 환경시장을 선점, 기업명처럼 글로벌 비즈니스의 표준으로 상승하길 기대한다. 어차피 경영은 친환경 경영, 지자체는 친환경 지자체가 대세가 됐다. 새 블루오션, 대덕구가 녹색성장 기반 구축에서 선보인 '그린오션'은 멀리 있지 않다.

정부와 지자체의 온실가스 감축, 기업의 에너지 효율에 시민의 생활 속 실천까지 가미되면 3박자가 완성된다. 쉬운 데서부터 찾기. 지역 제철 생산물을 먹어도 탄소 저감이다. 환경운동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자연보호동구협의회의 새집 달아주기, 물 지키기 같은 환경 지킴이 구실이 번드레한 생태논리보다 우위에 있다. 수상기관 공적에서 찾은 공통점은 '자연의 평화 없이 세계평화 없다'는 엄청난 대명제가 아닌, 사소한 힘들이 모인 상의상관(相依相關) 정신이었다.

저탄소는 수단이니 목적화하지 말라는 것 또한 클라그에서 구한 유용한 충고다. 짠맛이 더 이상 안 날 때 간장 대신 설탕을 넣는다. 반대의 것으로 맛을 강하게 하는 소스 제조 비법이다. 사랑에, 환경에 요구되는 마인드는 때때로 이와 같다. 경제와 생태, 정치와 생태는 배척 개념이 아닌 것이다. 환경과 친한 '에코 프렌들리'로 지역사회와 네트워크를 쌓으면서 한 발짝씩 다가가자. 경우에 따라 환경 문제 '도깨비'를 양산한다고 오해 사더라도 꼭 해야 할 일이다. 시상식을 지켜본 소감이다./최충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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